'조용히 발톱을 키우는 사자'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 지난 시즌 신고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여상(23, 내야수)의 얘기다. 이여상은 25일 현재 남부리그 타격(3할5푼6리)-출루율(4할4푼8리) 1위, 최다 안타 3위(52개)로 2군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6월 한 달 간 타율 3할4푼2리를 마크하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에게 프로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동국대 졸업을 앞두고 2차 지명을 받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으나 어느 구단도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야구를 접고 군대에 가기로 마음 먹은 그에게 옛 스승인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가 구세주를 자청했다. 어렵게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여상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하라'는 장태수 2군감독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했다. 야간 훈련이 끝나고 다른 선수들이 쉴 때도 이여상의 스윙은 멈추지 않았다. 이여상은 "하루에 1천 번 스윙 훈련했다"며 "배팅 때문에 손이 아파 본 적은 처음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여상의 목표는 정식 선수가 되는 것. KBO 홈페이지는 물론 구단 홈페이지에도 그의 프로필을 찾아 볼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이 홈페이지에서 그를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여상은 지난 18일 춘천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을 잊을 수 없다. "관중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가슴이 뭉클했다. 1군 무대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라며 1군 무대를 향한 간절한 짝사랑을 드러냈다. 이여상은 "1군 선수로 뛸 수만 있다면 벤치만 지켜도 좋다"며 떳떳한 삼성의 선수가 되기를 소망했다. 장태수 2군감독은 이여상에 대해 "정확성이 돋보이는 중거리 타자"라며 "작년에 비해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수비 부문만 보완된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1군 무대를 향한 이여상의 열정은 한여름의 태양보다 더욱 뜨겁게 느껴진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