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韓日전서는 '희망'을 보여줄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7.07.26 14: 41

이달 초 캐나다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은 비록 조별리그서 탈락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신영록 심영성 하태균이 포진한 최전방 공격진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상대의 골문을 위협한 끝에 골을 뽑아내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이례적으로 FIFA의 칭찬을 들었다. 이러한 공격수들의 선전에는 미드필더들의 완벽한 경기 조율이 밑바탕에 있었다. 김동석 송진형 이청용 박주호 등은 그동안 한국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공격 성향의 패싱으로 전방의 스트라이커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했다. 특히 브라질전에서 0-3으로 뒤지던 후반 막판 두 골을 추격하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한 모습은 한국 축구가 앞으로 이들 '젊은 피'에 대해 큰 기대를 걸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에서 베어벡호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시안컵 통산 득점 랭킹 2위인 이동국과 J리그를 주름잡은 조재진이 이끌던 공격진에 들어갔던 패스는 측면 공격수들에 의한 크로스 밖에는 없었다. 이러한 뻔한 공격은 상대가 손쉽게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뜩이나 불안한 크로스와 수비쪽에서 올라오는 롱 패스는 번번이 끊기기 마련이었다. 이렇게 특별한 전술이 없었기 때문에 전방의 공격수들은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전술이 없는 미드필더였다. 특히 수비 지향적인 미드필더들로 공격을 풀어나가 전술적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고 그러한 경기 조율은 아시아 축구의 템포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또 포백라인이 안정감을 찾았다고는 하지만 좌우 백의 공격 가담이 효과적이었던 것이지 수비수 고유의 임무상 안정감을 줬던 것은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던 이라크전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수 차례 상대에게 뒷공간을 뚫리는 장면을 연출, 총 510분 동안 팬들은 수비진에 대해 항상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시아 축구도 이제 손쉬운 상대는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안컵 직전 열린 친선 평가전서 한국에 일방적으로 밀렸던 이라크와 우즈베키스탄은 문제점을 확실히 개선하고 대회에 나서 발전된 경기력을 발휘했다. 베어벡호가 결승 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일본과의 3,4위전서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한국과 일본이 마지막으로 격돌한 지난 2005년 8월 동아시아선수권 경기 장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