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게 말하면 3명 중에 박경완이 포수의 기본인 투수 리드에서는 최고다". 김재박 LG 트윈스 감독은 현대와 LG를 거치면서 뛰어난 포수들과 함께 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사령탑이다. 현대에서는 박경완(35.SK), 김동수(39.현대) 등과 함께 했고 LG에서는 '앉아쏴' 조인성(32)을 데리고 있다.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함께 한 3명의 포수 중에서 자질을 놓고 볼 때 누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아무래도 박경완을 최고로 꼽을 만하다. 박경완은 현재 8개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뛰어나다. 김동수도 어깨가 약한 흠만 제외하면 훌륭한 포수다. 조인성 진갑용 홍성흔 등은 한 수 아래"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포수는 기본적으로 투수를 리드를 잘해야 하는 것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포수는 일단 자기팀 투수들의 컨트롤, 주무기, 성향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하고 상대 타자들의 습성을 모두 알고 이에 대처하는 투수 리드를 펼쳐야 한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박경완은 스스로 리드를 잘하고 있지만 다른 포수들은 중요 시점에는 벤치에서 사인이 나가고 있다고 김 감독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인성이도 내가 온 후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나하고 1, 2년만 더 있으면 최고 포수가 될 수 있다"며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하는 조인성에게 은근한 압력(?)을 보냈다. 김 감독은 "FA는 자유의 몸이니까. 잘 결정하겠죠"라며 입맛을 다셨다. 현재 프로야구를 주름잡고 있는 3명의 포수에 대한 김 감독의 평가가 정답은 아니지만 시즌 공수 성적만을 놓고 보면 크게 틀리지도 않다. 시즌 타율에서는 김동수가 2할9푼9리로 포수 중 최고이지만 가장 많은 도루를 허용하는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고 조인성도 공격력(타율 2할9푼2리)은 좋지만 수비력이 처진다는 소속팀 감독의 냉정한 평가다. 박경완은 비록 공격에서는 타율 2할6푼에 9홈런 42타점으로 다른 포수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지만 소속팀 방어율을 3.38로 1위, 그리고 팀성적 1위를 이끌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포수의 기본인 수비력에서 단연 돋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K가 투수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 중 하나가 포수 박경완인 셈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