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대작 '화려한 휴가'가 여름 휴가에 따른 몸살을 걱정하고 있다. 영화 개봉 시기가 7월말이라서 휴가철 피크와 완벽하게 겹치기 때문. 제작과 배급사 관계자들은 '화려한 휴가'의 가장 무서운 적은 '휴가'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출발은 산뜻했다. 25일 480여개 스크린으로 막을 올려 13만 관객을 불러들였다. 휴가철 평일 관객으로는 이례적인 숫자다. 배급사측은 520여개 스크린으로 확대될 개봉 첫 주말까지 모두 145만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못했던 한국영화 시장에서 개봉 첫주말 스코어 1위는 설경구 김남주 주연의 스릴러 '그 놈 목소리'로 140만명 관객을 기록했다. 제작진에게 고무적인 사실은 각종 영화사이트에서 '화려한 휴가'의 예매율이 계속 올라간다는 것이다. 5월이후 줄곧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게 압도당했던 스크린 점유율도 이로써 역전의 계기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기승을 부렸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세도 여름철 무더위에 녹은 탓인지 상당히 약해졌다. 국내개봉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트랜스포머'도 이번 주들어 스크린 200개 이하로 줄어들었고, '슈렉 3'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등도 관객 흡입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화려한 휴가'의 흥행에는 여름 휴가라는 복병 외에 한국영화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인 SF 블록버스터 '디 워'라는 변수가 있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8월1일 개봉이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현대사의 민감한 상처를 제대로 파헤친 '화려한 휴가'가 정치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