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제2의 피아퐁' 등장할까?
OSEN 기자
발행 2007.07.27 09: 55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지역 10개국 협력기구) 국가 축구스타들의 한국 진출은 성사될까?' 최근 열린 한국 프로축구단 실무자 회의에서 재미있는 문제가 논의됐다. 프로축구단 실무자 회의는 프로축구 현안 및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구단 사무국장들의 모임. 이 자리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석현 사무국장은 삼성 현대 GS 등 수출 기업을 모회사로 하고 있는 구단들에 "아세안 국가 선수들을 수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깜짝 발상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제안은 즉각적으로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구단별 용병 보유 한도는 3명. 따라서 성적을 위해서 몸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동유럽과 남미의 숨은(?) 실력파들을 수입해 온 것이 그동안 한국 프로축구의 관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반발은 김 국장의 이어진 설명에 잠잠해졌다. "프로축구단의 운영 목적은 결국 수익입니다. 그러나 국내 현실상 프로축구단은 모기업의 지원이 없다면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축구단은 모기업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만약 우리가 아세안 국가 스타들을 수입하면 축구가 최고 인기 종목인 동남아인들에게 큰 관심을 끌 것이고, 삼성 현대 GS 등 소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의 홍보와 마케팅에 크게 기여를 할 것입니다. 당연히 한국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도 고조될 것이고요". 여기저기서 "굿 아이디어"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선수들의 기량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여 졌다. 그런데 문제는 용병 한도제. 우승이 지상 목표인 프로구단의 생리상 어느 팀이 유럽이나 남미선수를 포기하고 동남아 선수를 수입하겠냐는 것이었다. 실무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깊이 논의한 끝에 동남아 선수 1명에 대해 보유 한도를 없애자는 결론을 내렸다. 용병을 팀당 4명으로 늘리되 1명은 반드시 동남아 선수로 하자는 것이다. 이들의 몸값이 한국 선수들보다 훨씬 싸다는 점도 고려했다. 실무자 회의는 이 안건을 다음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일시 미정)에 상정할 예정이다. 과연 80년대 중반 한국 프로축구 득점왕을 차지한 피아퐁(태국)이후 동남아 선수들의 한국 진출이 이루어질지, 또 그것이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의 판매에 얼마나 기여할지 지켜볼 일이다. usk050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