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 있어서 승부는 경기에서 뛰는 선수와 감독의 지략 싸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다른 외부적인 요소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그 경기는 결코 좋은 경기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28일 밤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벌어진 AFC 아시안컵 3~4위전은 경기의 흐름이 외적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은 좋지 않은 경우였다. 이날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이었다. 한국은 심판의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에, 일본은 AFC의 어이없는 행정에 피해를 입은 것이었다. 이날 주심을 맡은 UAE의 알 바드와위 심판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경기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후반 11분 강민수에게 두 번째 옐로 카드를 주며 퇴장 처분을 내린 것. 이에 항의하기 위해 테크니컬 에어리어와 상대편 벤치까지 넘어온 베어벡 감독을 퇴장시켰다. 문제는 이 판정 이후였다. 주심은 베어벡 감독과 함께 홍명보, 코사 코치까지 동반 퇴장시키며 한국의 벤치를 한순간에 무력화시킨 것이었다. 특히 한국이 상승세를 타던 상황이었기에 이같은 주심의 이해못할 판정은 너무나 뼈아팠다. 이 사건 이후 한국의 전술적인 운영 능력은 사실상 마비되었고 선수들은 엄청난 정신력과 투혼을 발휘할 수 밖에 없었다.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연장 들어서도 오범석의 정상적인 볼트래핑을 핸드볼 파울로 지적하며 수시로 한국 역습의 맥을 끊는 모습이었다. 결국 한국은 이날 주심의 이해하지 못할 판정으로 인해 전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했고 선수들의 눈부신 투혼이 없었다면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 역시 경기 외적인 부분으로 인해 경기력에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바로 AFC의 불찰로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까지 이동에만 30시간이 걸렸고 경기 전날 밤에야 팔렘방에 도착하게 됐다. 한국이 단 2시간 30분에 이동한 것을 봤을 때 이같은 장시간의 이동 거리는 일본에게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왔다. 축구팬들은 양 팀 선수들이 정당한 상황에서 100% 전력을 발휘하는 경기를 볼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나온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과 AFC의 어이없는 행정은 축구팬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박탈한 것이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