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에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올 시즌 홈런왕 경쟁이 갈수록 불이 붙고 있다. 시즌 중반인 6월 현대 용병 거포 브룸바(33)가 몰아치기로 현재 22개를 기록하며 홈런 레이스 선두로 치고 올라온 가운데 작년 홈런왕인 롯데 이대호(25)가 꾸준한 홈런포로 브룸바와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여기에 왕년의 홈런타자로 올 시즌 부활포를 날리고 있는 삼성 심정수(32)가 '여름사냥'에 나서며 21개로 둘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브룸바가 최근 4경기서 홈런포를 날리지 못한 채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호와 심정수는 지난 28일 경기서 나란히 홈런 한 개씩을 추가하며 브룸바를 맹추격했다. 이대호는 두산전서 투런포를 날려 공동 선두에 올랐고 심정수는 KIA전서 스리런 홈런으로 21호를 기록했다. 현재는 이들 3명의 치열한 '3파전'양상으로 홈런레이스가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 외에 삼성 양준혁(20개), 한화 용병 좌타자 크루즈(18개)와 김태균(17개)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주춤한 상태다. 아무래도 이들 3명의 방망이가 워낙 거센 탓에 점점 거리가 벌어지며 레이스에서 비켜나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타자는 심정수다. 심정수는 7월에만 무려 8개의 홈런포를 몰아치며 단숨에 홈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라섹 수술 후 침침했던 눈에 새 안경을 쓰고 난 후 예전 홈런타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2003년 53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국민타자' 이승엽(당시 삼성)과 홈런왕 경쟁을 펼칠 때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느낌이다. 브룸바와 이대호는 심정수 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꾸준히 홈런포를 가동,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둘다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가운데서도 장타력을 발휘하고 있다. 브룸바는 2004년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가 SK 박경완에게 뒤져 놓친 홈런왕 타이틀을 올해는 쟁취하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또 작년 홈런왕이자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인 이대호도 2연패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거구의 부드러운 타격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이 일품으로 3명 중 가장 꾸준한 타격을 펼치고 있다. 이제 시즌도 막판으로 접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올 시즌 홈런왕은 누가 될지 점치기가 쉽지 않다. 치열한 3파전으로 '안개 정국'이다. 과연 마지막에 웃는 자가 누가 될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대호가 2연패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최고타자의 지위를 굳힐 것인지 아니면 브룸바와 심정수가 첫 정상등극에 성공하며 2인자의 그늘에서 벗어날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브룸바-이대호-심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