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단들, '카드사를 잡아라'
OSEN 기자
발행 2007.07.30 09: 40

'잘나가는 카드사를 잡아라'. 신용카드가 프로야구 구단들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LG 트윈스를 시작으로 한화, 두산, 삼성 등이 국내 굴지의 신용카드사들과 제휴, 야구단 수입 증대를 꾀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 3월 중순 LG 트윈스는 LG카드(www.lgcard.com),신한카드(www.shinhancard.com)와 공동 제휴해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의 야구신용카드인 'LG 트윈스-LG카드'와 'LG 트윈스-신한카드'를 출시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최초의 야구단 신용카드는 국내 프로야구단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있다. LG의 성공 사례에 자극받은 타구단들도 카드사들과 제휴해 야구단 카드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가 BC카드와 제휴를 앞두고 있고 두산과 삼성은 삼성카드와 활발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 이어 타구단들이 서둘러 카드사와 제휴하려는 것은 LG의 신용카드가 팬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신규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트윈스 신용카드는 7월 30일 카드가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발급자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신한카드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프로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제휴해 출시한 '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스터카드'(맨유카드)가 50만 명이 넘는 회원을 유치해 2006년 최고 인기신용카드로 꼽힌 것에 비하면 미약한 수치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눈에 띄고 있어 LG 구단을 흥분시키고 있다. 카드사 자체 상품이 아닌 제휴카드의 경우 항공사나 대형 유통업체 제휴카드를 제외하고는 5000~1만 장 정도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LG 트윈스의 회원수 1만 명 유치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82년 출범해 26년째를 보내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큰 문제는 구단의 기형적인 수익구조 개선이다. 프로야구단은 주로 입장수입-방송중계권-스폰서십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그러나 낙후된 구장을 감안하더라도, 입장수입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한 중계권 수입으로는 한계가 있다. 스폰서십은 더더욱 좋지 못하다. 그러나 ‘벌 수 있는 만큼’마저도 벌기를 게을리 하는 책임은 구단에 돌아간다. LG 트윈스 LG카드와 신한카드 고객들의 카드사용 대금 중 0.2%는 LG 트윈스의 수익금으로 전환된다. 즉 LG 트윈스 신용카드 고객이 월 100만 원을 카드로 결제하면 2000원이 LG 트윈스의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현재 1만 명의 고객을 유치한 LG 트윈스는 카드이용 고객이 많아지면서 늘어나는 수익금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프로야구단 최초의 LG 트윈스 신용카드를 기획한 마케팅팀 조주한(33) 대리는 “카드발급 회원이 늘고 이 카드의 사용량이 많을수록 LG 트윈스의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향후 발급자가 늘어나고 카드 사용자가 늘어난다면 야구단은 앉아서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펜스 광고 및 입장료 등 기존 수입원으로는 수익구조가 달라질 게 없다는 생각에서 카드사와 제휴카드를 기획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번 LG의 경우처럼 구단내부의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한 작은 노력들이 모인다면 기형적인 수익구조라는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단의 로고가 새겨진 신용카드를 소지하는 것을 원하는 점도 이 카드의 매력이다. 가장 큰 혜택은 입장권 할인 혜택이다. LG 트윈스 카드로 LG의 홈경기 입장권 구매시 전경기 3000원을 할인 받는다. LG 구단 야구용품 구입 때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LG 트윈스-신한카드'의 경우 매표소에서 따로 티켓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야구장 내 '신한 TNG 전용 출입구'에서 교통카드처럼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본부석과 지정석을 제외하고는 전 좌석이 자동 결제 후 입장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영화 예매, 주유, 놀이공원 할인 서비스 등 다양한 기본 서비스가 제공된다. 적자구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단에 신용카드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sun@osen.co.kr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잠실야구장 내 LG 트윈스 용품 매장에서 LG구단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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