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홍일점 야구 선수 안향미의 이야기가 본격 영화화 된다. 남자들 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 마침내 한국 최초의 여자 야구단을 창단했던 안향미의 인생은 곧 한국여자야구의 역사. 야구는 당연히 남자가 하는 것이었던 1990년대 정규 대회 최초 등판 여자 선수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안향미는 여자 야구리그가 있는 미국에 스카우트 되었으나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다. 안향미는 ‘받아 줄 팀이 없으면 팀을 만들면 된다’는 각오로 인터넷에서 회원을 모으는 것으로 시작해 마침내 2004년 창단된 여자 야구단의 역사는 3년이 지난 지금 전국 16개 팀이 됐고 한국여자야구연맹의 창립이라는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 1981년생으로 올해 스물 일곱인 안향미 씨의 인생은 남과는 다른 꿈, 현실의 높은 벽, 죽고 싶을 정도의 좌절, 가슴 뭉클한 팀워크 등 보는 이 없었던 ‘그녀만의 리그’였기에 더욱 극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그저 공을 던지는 것이 좋았던 한 소녀의 꿈이 KBO산하에 정식으로 여자야구연맹을 창립 시키기까지의 실화를 토대로 영화화 하는 ‘마이 페어 레이디즈’(가제)는 그러므로 단순한 스포츠 영화는 아닌 셈.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즈(가제)’는 적을 쓰러뜨리고 이기는 것이 목표가 되는 남자 야구와 달리 하는 것 자체가 기적인 여자 야구를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성장 영화. 좌절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승리가 아닌 ‘야구’자체에서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최초의 여자 야구 선수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유괴범의 딸이 유괴당한다는 독특한 소재로 코미디 속에 따뜻한 가족애를 전했던 영화 ‘잔혹한 출근’의 김태윤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김태윤 감독은 “‘여자는 안 된다’라는 당연한 통념에 정면 도전해 게임의 승부가 아닌 인생에서의 승리를 일궈 낸 안향미 씨 이야기야 말로 어떤 영화보다도 진심 어린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영화화의 배경을 밝혔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즈’는 내년 봄 크랭크 인 예정이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