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거짓 방송, 방송국은 책임없나
OSEN 기자
발행 2007.08.01 09: 40

거짓 방송의 책임은 모두 연예인 탓? 방송사들의 윤리 의식이 실종되고 책임 회피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케이블 방송 Mnet의 ‘스쿨 오브 락’에 출연한 슈퍼주니어 이특이 거짓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방송국측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않은 게 단적인 예다. 문제의 방송 내용은 이특이 지난달 30일 “피겨 스타 김연아에게 미니홈피 1촌 신청을 부탁했다가 ‘죄송합니다’ 거절을 들었다”고 고백한 것. 인기 아이돌 그룹의 스타가 마치 스프츠 스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거절 당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이었어서 금세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이특의 주장을 담은 뉴스들이 보도되면서 김연아의 미니홈피는 슈주 팬들의 악플로 도배되는 소동까지 빚었다. 사태가 확산되자 이특은 그날 밤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를 통해 “방송을 재미있게 만들려는 설정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김연아씨와는 사실 일촌을 맺었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Mnet측은 ‘이특이 거짓말을 한 줄 몰랐다’며 짜고 친 고스톱이 아니냐는 주위의 의혹을 일축했다. 마치 연예인의 거짓말로 비롯된 일이고 방송국은 이를 몰랐으니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태도로 보인다. 방송위원회에서 이번 사안을 놓고 심의를 벌일 예정이지만 최종 의결까지는 한달 가량 소요된다. 결국 Mnet이 옆구리 찔리고 난 다음에 억지 사과를 하더라도 이번 소동의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은 다음이다. 얼마전 불거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코너 ‘경제야 놀자’ 파문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지난 5월 6일 방영분에서 이영자는 '10여년전 이소라에게 집 담보로 대출을 받아준데 대한 감사 표시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받았다'며 감정을 의뢰했다 가짜 반지로 판명받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이소라를 상대로 한 악플 등이 줄을 이었고 결국 이영자가 프로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이소라의 선물이 아니었다'는 해명 글을 올린 데 이어 이소라도 '이영자와 제작진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그러나 제작진이 진실을 알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영자의 사과 글은 9일, 이소라의 글은 10일 게시판에 올랐다. 이 때부터 일밤의 시청자 게시판은 제작진의 도덕성을 질타하고 진실을 밝히라는 시청자들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일밤 제작진은 ‘이영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몰랐다”고 사과에는 인색했다. 방송위원회가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의결한 다음에야 방송에서 과문을 내보냈다. 학교에서 학생이 사고를 당하면 관리 소홀의 책임은 학교 측에 돌아간다. 시민이 길을 가다 잘못된 구조물로 피해를 입으면 국가의 책임이다. 사회 정의에 앞장서야 할 방송국이 거짓 방송으로 물의를 빚고도 이를 연예인 당사자에게만 뒤집어씌우는 요즘 현실은 시청자들의 불신을 조장할 따름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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