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 아니면 '화려한 휴가', 국내 스크린 양분
OSEN 기자
발행 2007.08.01 10: 27

한국영화 두 편이 국내 극장가 스크린의 70% 가량을 장악했다. 심형래 감독의 판타지 SF물 '디 워'가 1일 500개 스크린으로 막을 올리면서다. '디 워'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맥스무비와 인터파크, 티켓링크 등 주요 영화 예매사이트들에서 60%대 예매율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제작기간 6년, 총제작비 300억원을 들인 한국영화 초유의 대작답게 초반 기세 몰이에 나섰다. 이에 맞서는 경쟁작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국형 블록버스터 '화려한 휴가'. 지난달 26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휴가철 피크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5일만에 140만명 관객을 돌파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예매율 순위에서 25%대로 '디 워'에 이어 2위다. 한 주 먼저 개봉한 사실을 감안하면 거의 뒤처지지 않는 스코어다. 1일부터 국내 극장가는 '디 워'와 '화려한 휴가'의 전면전이다. 실질적으로 국내 모든 스크린의 70%를 두 영화가 가져가기 때문. '디 워'는 쇼박스, '화려한 휴가'는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다. 국내 영화 배급의 양대 산맥이 총력을 기울여 자신들의 작품을 밀고 있어 다른 영화들은 발붙일 틈이 거의 없다. 표면상의 스크린 수는 '화려한 휴가' 520, '디 워' 500개지만 교차 상영 등의 편법이 동원될 경우 실제 600~700개씩 스크린 확보의 효과를 낸다. 지난해 여름 '괴물'이 한국영화 최고흥행 기록을 세울 때부터 문제가 됐던 방식이다. 당시 '괴물'은 명목상 600개 스크린 점유를 주장했지만 극장주들이 교차 상영 방식을 이용, 실제로는 영화 한편이 전체 스크린의 50% 이상을 독점했다. 어쨋건 '디 워'의 개봉과 함께 지난 5월초 '스파이더맨 3' 이후 줄곧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게 눌려있던 한국영화는 숨을 돌리게 됐다. 외화 최고흥행 기록을 세운 '트랜스포머'와 '다이하드 4', '해리포터 불사조 기사단' 등이 롱런하고 있지만 힘이 거의 빠진 상태. 새로 개봉한 픽사의 애니 기대작 '라따뚜이' 등은 상영 스크린 등에서 '화려한 휴가'와 '디 워'에게 완전히 밀려났다. 이제 관심의 촛점은 한국영화 대작끼리의 한판 승부에 모인 셈이다. 두 영화가 대상 관객층이 완전히 다른 장르의 영화들일지라도 우열은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할리우드 열기를 잠재우는데 성공했으나 2주 뒤 개봉한 '괴물'에게 밀려 조용히 사라졌다. 또 숱한 논란을 불렀던 '디 워'의 완성도가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영화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객들의 냉정한 심판은 오늘 '디 워' 개봉과 함께 시작됐고, 그 평가는 입소문으로 좌우될 2주차 관객 동원으로 드러난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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