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허를 찌르는 작전의 승리였다. 초보 사령탑인 김시진(49) 현대 감독이 베테랑 감독의 허를 찌르는 작전으로 승리를 낚았다. 김 감독은 1일 수원구장 롯데전서 과감한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켜 4-2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승부처는 7회와 8회였다. 5회 2점을 내줘 1-2로 뒤진 7회말 공격서 김 감독은 2번의 대타작전을 적중시켰다. 선두타자 송지만의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1사 1루에서 공격력이 좋은 좌타자 강병식을 대타로 투입했다. 강병식은 기대대로 중전안타를 쳐 1사 1, 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이어 다음타자인 좌타자 전준호를 빼고 상대 구원투수인 좌완 주형광을 겨냥해 우타자 강귀태를 대타로 기용했다. 롯데 벤치는 강귀태가 기용되면서 현대의 강공을 예상했으나 강귀태는 볼카운트 1-2에서 투수앞 기습 스퀴즈 번트를 댔다. 그사이 3루주자 송지만이 무사히 홈인, 2-2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8회에는 이숭용의 안타와 볼넷 2개를 맞은 1사 만루에서 유한준에게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가 파울로 실패한 뒤에는 강공으로 전환, 우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김 감독의 적절한 대타 기용과 스퀴즈 번트 시도가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덕분에 양팀 모두 '잔루 퍼레이드'를 벌이는 답답한 경기 속에서도 현대가 막판에 웃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8회 승부처에서 선수들이 한 점이라도 뽑으려는 의지와 집중력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선발 황두성은 주무기인 직구가 위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잔루 12개를 양산한 끝에 패배한 강병철 롯데 감독은 "타자들이 찬스에서 쳐주지를 못해 졌다. 선발 송승준은 잘 던졌다"며 아쉬워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