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위 독주해도 불안한 속사정
OSEN 기자
발행 2007.08.02 09: 43

워낙 벌어놓은 것이 많기에 티가 안날 뿐이지 현재 SK의 전력은 정상이 아니다. SK와 붙는 팀들만 힘겨워하는 것이 아니라 SK 자체도 버거운 처지다. SK는 2일 KIA전을 마치면 삼성-LG-한화와 9연전을 남겨두고 있는데 여기가 1위 수성의 최대 고비로 보여진다. 그러나 SK는 이 9연전을 에이스 레이번 없이 치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레이번은 지난달 31일 KIA전 패전 직후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다음날 만난 김성근 SK 감독은 말을 아꼈으나 "자기 공을 못 던진다. 145km짜리 직구를 가지고 있다면 던져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레이번의 구속 문제가 아니라 정신 상태에 대해 화가 난 듯 비쳤다. SK는 지난 1일 KIA전 선발이었던 송은범 역시 2회를 못 버티고 강판됐다. 번트 수비 에러가 나왔지만 1⅔이닝 동안 41구나 던지고, 이 중 스트라이크가 16개에 불과한 것은 심각하다. 등판 간격을 여유있게 주는데도 스태미너 문제를 또 노출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선발 김광현-로마노-채병룡도 전폭적 신뢰를 받긴 어렵다. 불펜도 탈이 났다. 정대현은 지난달 28일 한화전과 1일 KIA전에서 연속으로 2이닝 세이브를 했다. 그에 앞서 던져줘야 할 조웅천의 몸이 정상이 아닌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들어 평소보다 선발의 교체 타이밍을 몇 템포 늦추는 경향이 있다. 선발을 믿어서가 아니라 불펜에 대안이 없어서다. 이밖에 야수진도 포수 박경완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혹서기 들어 이상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김 감독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페이스를 떨어뜨리지 않다시피한 SK다. 그럼에도 SK가 버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타선 건재와 쭉 이겨온 관성 덕분이다. 1일 KIA전만 봐도 18안타로 5점차 열세를 뒤집었다. 또 선수들이 하도 많이 이기다보니 이기는 요령과 근성을 터득한 양상이다. 1일까지 SK는 6.5경기차 1위 독주다. 이 시점에서 SK가 체력 안배에 신경쓸지, 1위 굳히기에 박차를 가할지 여부에 따라 포스트시즌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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