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돌핀스타디움(마이애미), 김형태 특파원] '800이닝 10K 50승'.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이 한꺼번에 3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것도 시즌 초반 자신을 우울하게 했던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거둔 것이어서 기쁨이 2배였다. 김병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돌핀스타디움 홈구장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며 4피안타 7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플로리다가 4-2로 승리하면서 경기 전까지 통산 799이닝과 49승을 기록했던 김병현은 이로써 804⅓이닝과 50승을 달성했다. 또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도 경신했다. 김병현은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해 5월 6일 휴스턴전 7월 18일 피츠버그전, 9월 9일 워싱턴전서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으나 두 자릿수 탈삼진은 데뷔 후 처음이다. 여기에 김병현은 플로리다 투수로는 3년 여 만에 한 경기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플로리다 홍보팀은 김병현이 교체된 뒤 이날 투구수 126개(스트라이크 75개)는 2004년 5월 21일 조시 베켓(현 보스턴)이 휴스턴전서 기록한 126개 이후 팀 한 경기 최다 투구수라고 밝혔다. 김병현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지난해 7월18일 피츠버그전에서 기록한 128개다. 이날 승리로 김병현의 시즌 성적은 6승 5패 방어율 4.63(종전 4.72)이 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마이애미 특유의 날씨. 바닷바람은 시원했지만 87%에 달하는 습도가 불쾌지수를 높였다. 초반 말을 듣지 않은 컨트롤도 김병현의 승승장구를 막지 못했다. 초반 제구력 난조로 안긴 불안감을 3회 이후 위력적인 투구로 가라앉혔다. 특히 3회 6번 브래드 호프부터 4회 9번 조시 포그까지 4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김병현은 1회초 윌리 타베라스에게 3루 앞 기습번트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뒤 2번 마쓰이 가즈오에게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인정 2루타를 얻어맞아 첫 실점했다. 후속 맷 홀리데이를 삼진처리했으나 토드 헬튼과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시 적시 2루타를 허용해 2번째 실점했다. 김병현은 개럿 앳킨스를 1루 파울플라이로 잡은 후 브래드 호프를 몸에 맞는 공,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에 몰렸다. 한 방이면 초반 대량실점으로 조기 강판까지 예상되는 상황. 그러나 김병현은 요빗 토레알바를 3루땅볼로 처리하고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1회 투구수는 무려 37개. 김병현은 2회에도 1사 후 타베라스에게 우전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으나 삼진과 범타로 점수를 주지 않았고 3회부터 괴력의 삼진쇼를 시작했다. 선두 앳킨스를 볼넷으로 허용한 후 상대한 호프, 툴로위츠키, 토레알바를 3타자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운 것. 김병현은 4회 선두 포그까지 삼진의 제물로 삼았고 타베라스에게 볼넷과 도루를 또 허용한 뒤에는 마쓰이를 삼진처리했다. 홀리데이를 1루 땅볼로 유도해 수비를 마친 김병현은 5회에도 삼진쇼를 계속했다. 선두 헬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맞이한 앳킨스, 호프, 툴로위츠키를 이번에도 3타자 연속삼진으로 잡으며 자신을 버린 콜로라도에 톡톡히 복수했다. 플로리다는 0-2로 뒤진 1회말 조시 윌링햄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뒤 4회말 맷 트레너의 좌전안타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5회에는 주포 미겔 카브레라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김병현을 지원했다. 많은 삼진과 볼넷으로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난 김병현은 6회 선두 토레알바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으나 포그로부터 10번째 삼진을 빼앗고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김병현을 구원한 레니엘 핀토가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고 이어 등판한 테일러 탠커슬리, 아만도 베니테스가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킨 뒤 마무리 케빈 그렉이 9회 역전 위기를 맞았으나 1점만 내줘 결국 4-3으로 승리했다. ▲코리안 빅리거 통산 승수 현황 1. 박찬호(1994∼2007) 113승 2. 김병현(1997∼2007) 50승 3. 서재응(2002∼2007) 28승 4. 김선우(2001∼2006) 13승 5. 백차승(2004∼2007) 9승 6. 봉중근(2002∼2004) 7승 7. 조진호(1998∼1999) 2승 8. 류제국(2006∼2007) 1승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