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우규민'. LG 소방수 우규민(22)이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오승환(25, 삼성)에 이어 세이브 부문 2위를 마크하고 있는 우규민은 이날 경기에서 5-4로 앞선 8회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김대익을 2루수 앞 땅볼로 가볍게 처리한 뒤 긴장이 풀렸던 것일까. 우규민은 후속 타자 채태인과의 대결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우규민은 볼 카운트 2-2에서 2-2에서 114km 짜리 커브를 던졌다. 채태인은 이를 놓치지 않고 우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지난 4월 해외파 특별 지명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의 데뷔 홈런. 우규민의 흔들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속 타자 김창희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으나 박한이와 김재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사 1,2루 추가 실점 위기를 맞게 됐다. 타석에는 이날 무안타로 침묵했던 양준혁. 양준혁은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작렬,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날 우규민은 1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며 시즌 첫 고배를 들어야 했다. 든든한 소방수가 아닌 방화범으로 전락한 셈. 반면 지난 7월 31일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홈런 2방을 맞고 쓴 잔을 마셨던 오승환은 이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잠재우며 26세이브를 따냈다. 우규민은 올 시즌 첫 피홈런과 패배를 동시에 안겨준 2일 대구 삼성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