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연전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한 팀과의 3연전을 모두 승리한 현대도, 의기양양하게 연승 가도를 노렸던 롯데도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현대가 3연전을 싹쓸이하며 '기가 살아날 것을', 롯데가 4연승을 마감하고 3연패에 빠져 '고개를 숙일지를'. 하지만 결과는 3연승과 3연패로 희비가 엇갈렸다. 덕분에 지난 주말 LG전 2연패 등으로 의기소침해 있던 현대는 기가 확 살며 4강행의 꿈에 부풀게 됐다. 반면 4강행 발판을 마련하려던 롯데는 더욱 멀어지며 침체 위기에 놓였다.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현대는 내친 김에 4강권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앞으로 대진운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3일부터 대전에서 5연패로 부진에 빠진 한화와의 3연전을 갖고 다음주에는 두산, 삼성과 대결하는 일정이다. 주말 대전 한화전서는 현재 2.5게임 차인 4위권과의 승차를 줄일 태세다. 6위 현대와 승차없이 4, 5위를 마크하고 있는 LG, 한화와는 2.5게임 차에 불과하다. 현대가 상대 전적서 5승 5패인 2위 두산과의 대결에 고무적인 것은 상대 에이스 리오스를 피할 수 있게 된 점이다. 리오스는 이번 주말 LG전 등판 예정으로 다음 주초 현대전에는 나오기가 힘든 상황이다. 두산도 랜들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선발진이 불안한 상태다. 그리고 다음 주말에는 '천적 관계'인 삼성을 만난다. 삼성에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현대는 올해도 10승 4패로 압도하고 있다. 삼성만 만나면 현대 선수들은 펄펄 나는 반면 삼성 선수들은 기가 죽는다. 현대는 에이스 김수경을 축으로 전준호, 장원삼, 황두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며 탄탄한 것이 강점이다. 불안하던 마무리 송신영도 충분한 휴식으로 원기를 회복했다. 반면 지난 주 4연승으로 상승곡선을 타며 4강행을 노렸던 롯데는 현대전서 일격을 당하며 추락위기에 처했다. 내심 이번 주 만만한 상대들인 현대, KIA를 제물 삼아 최소 4승 2패를 기대했던 롯데는 현대와는 정반대의 행보에 놓였다. 현대전에 최향남-송승준-손민한 등 알짜 선발진을 투입하고도 전패해 출혈이 크다. 이번 주말에는 KIA전 선전을 바라볼 만하지만 다음주 일정이 현대와 반대다. 다음 주 초에는 삼성을 만난데 이어 주말에는 두산과 대결한다. 상대 전적에서는 삼성에는 5승 6패, 두산에는 6승 4패로 호각세이나 상대 에이스를 피해가기가 힘든 일정이다. 현대전 3연패로 4위권과는 4.5게임 차로 승차가 벌어진 롯데로서는 험난한 행보를 하게 된 셈이다. 자칫하면 '가을에 야구하자'는 팬들의 염원이 올해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 한마디로 이번 주초 수원구장 현대-롯데의 3연전은 양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된 대결이었다. 올 시즌 양팀의 운명에도 영향이 미칠 중요한 경기였던 셈이다. 앞으로 현대와 롯데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sun@osen.co.kr 지난 2일 현대와 롯데의 수원 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