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랑이 유망주 투수는 누구일까. 다른 팀 감독에게서 투수왕국으로 불리우고 있는 KIA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투수 때문에 2007시즌을 망쳤다. 두 차례에 걸쳐 세팅한 선발진이 모두 붕괴됐고 외국인투수 교체마저 실패로 귀결되면서 평균자책점 최하위(4.43, 현대와 공동 7위)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최희섭이 복귀하고 부진하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하면서 타선은 힘을 되찾았지만 붕괴된 선발진은 재건이 힘들다. 사실 선발투수 찾기는 각 팀의 화두다. 그만큼 붙박이 선발투수를 찾아내고 키워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KIA 선발진 붕괴의 원인은 무엇일까. 토종 에이스로 활약을 의심치 않았던 김진우의 부진과 임의탈퇴, 그레이싱어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은 에서튼의 부진, 올해는 확실한 선발투수 후보였던 전병두의 팔꿈치 부상, 아직은 완벽하지 못한 이대진, 지난해 맹활약을 해준 이상화의 부진 등 숱하게 많다. 이들의 부진과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많은 유망주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좌완 양현종과 진민호, 돌직구를 뿌린다는 이범석, 언더핸드 손영민, 오준형 등이 차례로 선발 등판해 테스트를 거쳤다. 여기에 미들맨으로 활약했던 신용운, 정원, 김희걸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확실한 선발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다시 말하면 KIA는 미래를 짊어질 선발투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모두 한두 차례 반짝 피칭을 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고 2군으로 강등되곤 했다. 결과적으로 선발 마운드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이번 시즌 KIA 실패의 또다른 원인이었다. 물론 1차적인 원인은 이들이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지만 코칭스태프 역시 꾸준히 기회를 주지 못한 점도 있다. 그러나 올해 성적만 가지고 예단할 수는 없다. 어쨌든 올해 1군 선발 마운드에 오른 경험은 귀중한 것이다. 눈꼽 만큼의 기회였지만 자신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남은 시즌과 내년 시즌에 이들이 어떤 성장세를 보여주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임의탈퇴로 사라진 김진우의 공백을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메워줘야 한다. 지난 2일 또다시 선발 유망주가 나타났다. 이제는 중고 신인인 포수 출신 임준혁이 선발 등판해 3⅓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던졌다. 승리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지만 서정환 감독은 "임준혁이 앞에서 잘 버텨줘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준혁은 시범경기만 되면 잔뜩 기대를 품게 하고 시즌이 개막되면 팔꿈치와 어깨통증으로 사라졌던 인물이다. 이번에야 말로 제 몫을 해줄까. 여기에 덧붙여 남은 시즌에서 과연 강하고 젊은 선발 유망주는 나타날까. sunny@osen.co.kr 임준혁=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