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가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연타석 홈런으로 드디어 여장남자 공길의 굴레를 벗었다. 지난해초 1230만명 관객을 기록한 '왕의 남자'에서의 공길 역으로 그는 하루아침에 톱스타로 떴다. 꽃미남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소녀팬들을 몰고 다녔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코멘 소리로 노래를 부른 그의 CF조차 화제의 중심에 우뚝 섰을 정도. 그러나 가파르게 올라간만큼 떨어지는 골도 깊었다. 후속작 '플라이 대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고, 인기도 주춤했던 상황. 올 여름 그는 '화려한 휴가'와 '개의 늑대의 시간'으로 영화와 TV, 양쪽 모두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는 1일 개봉 일주일만에 전국 200만명 관객을 기록했다. 지금의 흥행 속도라면 이번 주말께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이 영화에서 이준기는 고교생 강진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옛날 검정 교모를 삐딱하게 선 그의 앳된 모습은 당시의 처절하고 암울한 시대 상황을 더 선명하게 대비시키는 효과까지 냈다. MBC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는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잠입 수사를 하는 수현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준기의 새로운 매력 발견이다. 2일 방영분에서는 암흑가의 보스 마오(최재성)와의 대련신이 시청자들로부터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등 연기력 재평가를 받고 있다. '왕의 남자' 공길 이미지를 벗으려고 애를 썼던 이준기가 다양한 연기 변신으로 지금 스타 롱런의 가도에 들어서고 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