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달아났다”(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SK가 포커스가 아니다. 우리는 4위 확정이 1차 목표다”(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인식(60) 감독과 김경문(49) 감독은 1위팀 SK 와이번스가 사실상 추격권에서 벗어나 있음을 인정했다. 그 동안 두산과 한화는 상위권에서 SK와 선두 다툼을 벌이기도 했으나 현재 2위 두산은 SK와 5.5게임 차로 뒤져 있다. 더욱이 한화는 주초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줘 LG에 4위 자리마저 내주고 5위로 밀려나 있는 처지다.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장기간 대열을 이탈한 주력 투수들(문동환 송진우 구대성 등)의 부재가 심각한 전력누수 현상을 일으킨 결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포 김태균, 이범호의 부진과 크루즈의 부상, 군에서 제대해 복귀한 이영우의 적응 미흡 등 타선마저 현저히 흔들리고 있다. 김인식 감독으로선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하다. 김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직접 배팅케이지에 나가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독려했다. 그 덕분인지 이날 타선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에이스 류현진이 두산 채상병에게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게임을 또 내주고 말았다. 당초 올 시즌을 우승의 해로 잡았던 김인식 감독이 표적을 놓치고 SK의 1위 독주를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김)성근이 형은 행복한 경우”라고 말했다. 단순한 부러움의 표시가 아니라 두터운 전력층에 대한 냉정한 관측에 따른 발언이다. 김 감독에 따르면 SK는 1위에 오를 만한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었던 팀이다. 2003년과 2005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는 이호준과 그동안 부상에 시달렸던 박경완이 주전으로 복귀한 점, 주전과 백업요원이 1:1로 자리를 바꿔도 전력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 점 등이 SK의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을 다그치면서 전력을 다진 것도 있겠지만 김재현이 주전으로 못뛰고 2군에 갈 정도니…”라고 김 감독은 SK의 두터운 선수층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박재상과 최정이 많이 좋아졌다. 특히 최정의 실력이 늘었다”고 상대팀 타자들에 대해 칭찬도 했다. 한화는 3일부터 현대와 대전에서 3연전을 갖는다. 주초 롯데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현대의 상승세를 어떻게 차단하고 5연패의 고리를 끊느냐가 고비를 맞은 한화의 숙제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