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100승 100세이브'. 철저한 분업화가 자리 잡은 요즘 야구에서 세자릿 수 승리와 세이브를 한꺼번에 기록하기란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15명 밖에 기록하지 않은 대기록이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2명 밖에 없다. 그러나 현역 가운데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이다. 빅리그 초창기를 마무리로 활약한 덕분이다. 통산 50승을 채운 김병현(28.콜로라도 로키스)은 86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14개만 추가하면 역대 113번째 100세이브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그러나 선발을 향한 본인의 꿈이 워낙 대단한 까닭에 언제 센추리클럽에 가입할 지는 확실치 않다. 2003년 보스턴에서 16세이브를 기록한 뒤 선발로 전업한 김병현은 3년 반 동안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다. 김병현의 나이가 선수로서 한창 전성기에 도달해 있고, 앞으로도 야구를 할 날이 창창하기에 언젠가는 100세이브를 달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가능한 기록은 전혀 아닌 셈이다. 김병현은 현재 선발투수다. 본인도 선발투수로서 만족해 한다. 붙박이 마무리 케빈 그렉을 보유한 플로리다가 그를 선발로테이션에서 뺄 계획은 전혀 없다. 김병현이 본격적으로 선발 전업한 시기는 보스턴에 몸담던 2004년. 그는 이제 '빅리그 선발 4년차'인 셈이다. 다만 선발투수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김병현이기에 당분간 세이브보다는 승리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질 것이 분명하다. 김병현이 도달해야 할 다음 단계는 100승이다.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34)만이 도달한 '꿈의 기록'이다. 아시아 출신 선수를 통틀어도 노모와 박찬호 외에는 세자릿 수 승리를 달성한 선수가 없다. 50승을 거둔 선수도 김병현과 오카 도모카즈 뿐이다. 김병현이 50승을 기록할 때까지는 8년이 걸렸다. 마무리로 활약한 기간을 빼면 페이스가 나쁘지는 않다. 30대 중후반까지 선수생활을 한다고 가정할 때 100승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매년 7승 정도씩 7년을 활약하면 나머지 50승을 채울 수 있다. 1999년 약관 20의 어린 나이에 빅리그 데뷔한 김병현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 해온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어쩌면 더 많을 수 있다. '-50승과 -14세이브'. 숫자는 세이브가 가깝지만 현실은 승리 쪽에 무게가 실린다. 김병현은 전혀 성질이 다른 두 가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김병현의 의사다. 보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구단이 원하면 어떤 보직이든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중간계투이든 마무리이든 구단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선발 아니면 안 한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앞으로의 미래를 선발투수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 만은 분명히 했다. 올 시즌 뒤 FA로 풀리는 그는 "선발 투수를 원하는 구단을 알아보겠다. 다만 나를 선발감으로 원하는 구단이 없을 때에는 마무리이든 중간계투이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workhorse@osen.co.kr ▲ML 100승-100세이브 클럽 1.데니스 에커슬리 197승 390S 2.롤리 핑거스 114승 341S 3.리치 고시지 124승 310S 4.호잇 윌헴 143승 227S 5.로이 페이스 104승 193S 6.린디 맥대니엘 141승 172S 7.톰 고든 131승 155S* 8.존 스몰츠 203승 154S* 9.스투 밀러 105승 154S 10.데이브 지우스티 100승 145S 11.밥 스탠리 115승 132S 12.론 클라인 114승 108S 13.론 리드 146승 103S 14.엘리스 킨더 102승 102S 15.퍼포 마베리 148승 101S *는 현역 선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