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1000만 관객 영화가 또 나올까.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기분 좋은 스타트로 꿈의 고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화려한 휴가' 300만명, '디 워' 220만명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1000만 관객 영화 리스트에 최소한 한 편은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달 내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게 눌려지냈던 한국영화는 두 편의 대작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관객 1000만명 초대박은 한국영화에서 터진다는 극장가의 속설이 다시 한번 사실로 드러날 전망이다. 자녀들 손에 이끌린 50, 60대 연령층까지 극장문을 들어서야지 가능한 숫자다. 지난달 26일 공식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열기에 찬 물을 끼얹는 선봉 역할을 했다. 단숨에 분위기를 한국영화 쪽으로 돌리는 공을 세웠다. 개봉 첫 주말에 142만명을 불러모았고 2주차 30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개봉 첫 주보다 2주차 관객이 늘어난다는 게 중요하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 1000만명을 돌파한 4편 영화의 공통점은 2주차에 관객이 더 늘어났다. 입소문을 타지않고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영화 관계자들은 2주차 관객 동원력을 흥행의 바로미터로 삼는다. 1일 강력한 맞수인 '디 워'가 개봉했지만 관객이 거의 줄지않았다는 것도 청신호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소재가 386세대를 중심으로 장년층까지 꾸준히 흡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더 파격적이다.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영화평론가들의 시사회 평점은 '최악'이었지만 관객 평점은 '수준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주요 대상인 어린이 관객들은 '아주 재밌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온 가족이 부담없이 같이 보기에 적당한 구성과 러닝타임, 볼거리를 갖춘 점이 1000만 관객을 기대케 한다. 세대별 동원력에서는 '화려한 휴가'보다 유리하다. 영화 관람 주도층인 10대, 20대 관객의 지지도가 높고 방학철 개봉이어서 어린이 관객들도 몰려드는 추세다. 특히 어려서 심 감독의 SF시리즈물 '우뢰매' 등을 보고 자란 세대들은 거의 맹목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여름 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린 한국영화 최고흥행작 '괴물'이 3일째 100만, 5일째 200만 관객을 동원한 사실을 감안할 때 '디 워'는 1000만 관객을 넘어설 초반 기세 몰이에 성공했다. 단 '괴물'은 독주 체제로 나서면서 스크린수 620여개, 교차상영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700~800개를 확보한데 비해 '디 워'는 '화려한 휴가'와 맞서고 있는 게 변수다. 500개로 시작한 '디 워'는 이번 주말 550개로 스크린이 늘어났다. 올 여름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한국영화 위기론을 잠재우고 1000만 관객 신화를 다시 이룰수 있을 지 기대된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