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경성스캔들’(진수완 극본 한준서 연출)의 집필을 맡은 진수완 작가를 만났다. 2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고깃집에서 ‘경성스캔들’의 종방연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경성스캔들의 주인공 강지환 한지민 한고은 류진뿐만 아니라 ‘경성스캔들’의 숨은 주역 한준서PD와 진수완 작가가 자리를 빛냈다. 깡마른 몸에 아직 집필의 피곤이 가시지 않는 진수완 작가였다. 1930년대의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을 경쾌하게 풀어나간 이색적인 시대극. 항일투쟁의 아픔과 고단함이 있었지만 젊음도 청춘도 사랑도 있었노라고 말하는 드라마. 극이 끝난 이 시점에 ‘경성스캔들’의 시청자들은 비극적인 시대로만 느껴졌던 당대의 상황을 공감하며 스윙댄스의 경쾌함도 느끼고 있다. 다음은 진수완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경성스캔들’을 집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1930년대 경성이란 공간이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과 만나서 그 시대를 다루자고 했다. 하지만 다른 신선한 접근을 하고 싶었다. 기존의 다른 역사극에서 그 시대를 훌륭히 다룬 작품들은 많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도 청춘은 있었고 사랑은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 마니아 층의 호응은 컸지만 시청률이 10%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어른들이 보기에 거북하셨을듯하다. ‘쩐의 전쟁’과 비교가 됐는데 배우들이 ‘쩐의 전쟁’ 배우들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다뤄왔던 식민지하의 시대적 상황에 청춘로맨스를 결합했다는 게 거북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젊은 친구들에게 시대극이 호응을 얻었던 것은 선우완과 나여경의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로 봐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은 시대적인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차송주(한고은 분)는 처음부터 죽이려고 했었는가. 애물단 수장 이수현(류진 분)은 살려뒀다. 특별히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는가 시대의 비장미를 살리려는 부분에서 차송주를 죽음으로 이끌었다. 시대사가 개인사에 영향을 주는 것을 담으려는 의도가 있었다. 송주가 죽음으로 끝나기 때문에 이수현도 같이 죽이려고 했었다. 하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항일투쟁에 목숨을 잃는 인물을 보면서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래서 이수현은 12부부터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이수현을 살리는 것이 더욱 가혹할 수 있었다. 이수현은 시대의 아픔을 엑기스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수현은 십자가의 무게를 두 번 진 것이다. 한번은 선우완의 형의 죽음으로 두 번째는 송주의 죽음을 통해서 더 가혹한 무게를 지었다. 선우완과 나여경은 무조건 살아야 하는 인물들이었다. 차송주 이수현이 당대의 항일투쟁의 전면에 서있던 사람들이라면 완이와 여경은 차세대 독립투사이기 때문이다. 시청자 게시판에 ‘경성폐인’들의 글이 많이 올라온다.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면 어린 친구들이 그 시대의 사람들이 힘들었다는 것을 공감하고 느꼈다는 글을 봤을 때는 보람을 느꼈다. 5일 오전 9시 ‘경성스캔들’이 한 포탈사이트의 드라마 실시간 검색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전후로는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가 순위 안에 있다. 1일 종영한 ‘경성스캔들’의 여운은 계속되고 있었다. ‘형수님은 열아홉’ ‘원더풀 라이프’를 지나 ‘경성스캔들’과 마주한 진수완 작가. 다음은 또 어떤 작품으로 어떤 색다른 시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궁금해진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