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와 8월 1일 개봉한 ‘디 워’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해외 블록버스터들에게 내줬던 국내 극장가를 완전히 탈환했다. 5월 ‘스파이더맨3’을 시작으로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대거 개봉했다.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슈렉3’ ‘오션스13’ 등 시리즈 블록버스터 연달아 국내 극장가를 점령했다. 또 국내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한 ‘트랜스포머’는 외화 사상 국내 최고 흥행기록을 달성했다. 반면 이들과 맞붙은 한국영화는 기대 이하의 흥행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해외 블록버스터들의 공세가 한풀 꺾이자 한국영화의 무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화려한 휴가’는 한국 현대사의 가슴 아픈 기억 중 하나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졌던 10일간의 사건을 그린 영화. 5.18을 배경으로 한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화려한 휴가’는 당시 광주시민들을 주인공으로 억울한 상황에 항거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만큼 스토리가 강하고 당시 광주에서 일어났던 어처구니없는 일들에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개봉 전부터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던 ‘화려한 휴가’는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11일째는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화려한 휴가’는 첫 주말 이후에도 평일 관객수가 큰 편차를 보이지 않으며 꾸준히 관객들을 불러들이며 장기 상영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 1일 개봉한 심형래 감독의 신작 ‘디 워’는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전설을 바탕으로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인간과 이무기의 싸움을 그린 영화. ‘디 워’는 오랜 제작기간과 막대한 제작비 뿐만 아니라 미국 대규모 개봉을 확정지으며 기대감이 높았다. 비록 스토리는 빈약하지만 이무기의 형상과 후반부에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신 등 뛰어난 CG는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개봉 전 ‘디 워’의 흥행 성과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언론과 평단의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그러나 ‘디 워’는 그런 우려를 벗고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4일 만에 200만 고지를 밟았다. 뿐만 아니라 여름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첫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5일 300만 관객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화려한 휴가’와 ‘디 워’의 흥행 돌풍은 그동안 침체됐던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그놈 목소리’와 ‘1번가의 기적’을 제외한 뚜렷한 흥행작이 없었다. 그래서 국내 영화계에서는 ‘손해보지 않는 영화’ 혹은 ‘대박 영화 1편’을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지만 빠른 흥행세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어 침체된 한국영화의 분위기를 고무시키고 있다. 두 영화의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리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