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거미손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골키퍼 에드윈 반 더 사르(37, 네덜란드)에게 '거미손'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은 없을 듯 했다. 반 더 사르는 5일 밤(이하 한국시간) 뉴 웸블리에서 열린 첼시와의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선방을 거듭하며 팀의 승부차기 승리를 안겼다. 특히 차세대 골키퍼의 선봉이라고 불리는 첼시의 페트르 체흐(25, 체코)와의 승부차기 맞대결에서 완승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키퍼로 입지를 굳건히 했다. 사실 경기에서는 체흐의 선방이 더 많았다. 체흐는 전반 20분 라이언 긱스의 슈팅을 막아냈고 후반 4분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슈팅도 쳐내며 거미손의 모습을 보였다. 반대편에 있던 반 더 사르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화려한 선방이 없어 경기 중에는 체흐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1-1로 전후반 90분이 끝나고 승부차기에 접어들자 반 더 사르는 경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첼시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반 더 사르는 '3연속 선방' 이라는 신기를 보여주며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이었다. 첫 키커인 클라우디오 피사로를 비롯해 프랑크 람파드와 숀 라이트필립스의 슈팅을 모두 예측하며 공을 쳐낸 것이다. 이같은 반 더 사르의 선방에 고무된 맨유의 키커들은 기가 꺾인 체흐를 상대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리의 기쁨을 반 더 사르와 함께 나누었다. 안정된 수비력과 선방을 보여주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의 모습을 보여준 반 더 사르. 그가 앞으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