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인상처럼 수줍음을 많이 타는 그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냉정한 승부사로 돌변한다. 롯데의 고졸 2년차 투수 배장호(20)의 얘기다. 유신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배장호는 첫 해 승패없이 4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방어율 6.75에 그쳤으나 올 시즌 2승 무패(방어율 3.54)를 마크, 임경완(32)과 함께 팀의 '핵잠수함 듀오'를 이루며 든든한 중간 계투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베테랑 박석진을 LG에 보낼 수 있었던 것도 배장호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3일 광주 KIA전에 선발 장원준(2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볼넷 4실점)에 이어 3회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는 5이닝 동안 볼넷 없이 안타 3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봉쇄, 시즌 2승을 따냈다. 팀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많은 점수를 뽑아낸 것도 있지만 선발 장원준을 구원한 배장호의 호투가 있었기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배장호는 5일 경기에서도 선발 최향남(2⅔이닝 7피안타 1볼넷 4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8회 3점을 내줘 7-8로 역전패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승리는 배장호의 몫이었다. 홀드왕 출신 임경완 홀로 분전하던 롯데의 중간 계투진에 배장호의 가세는 '가뭄 뒤의 단비'처럼 반갑지 않을 수 없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