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인통산 홈런 세계 1위 기록은 일본의 왕정치(67.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의 868개인가, 아니면 야구 본바닥 메이저리그의 행크 애런(73)의 755개인가. 5일(이하 한국시간) 배리 본즈(4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행크 애런과 같은 755개째를 기록한 것과 관련, 이같은 물음이 다시 생겨났다. ‘규모가 다르기는 해도 왕정치의 기록이 최다’라고 주장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다. 어찌 일본야구를 메이저리그와 비교할 수 있는가. 행크 애런의 기록이 당연히 세계 1위’라고 주장하는 측도 있다. 왕정치의 기록을 높이 평가하는 쪽은 물론 일본인들이다. 최근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나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같은 일본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이 빅리그 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 등을 들어 미-일간 실력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강변하는 축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준 차이가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일본야구야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이식한 것이고, 따라서 비교 자체가 ‘범주오류’이자 ‘어불성설’이라는 쪽이 설득력이 강하다. 그렇다고 왕정치의 기록을 무작정 폄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치 이승엽(31.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한 시즌 최다홈런 아시아기록(2003년. 56개)을 깎아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논란의 당사자인 왕정치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본 가 6일치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왕정치는 배리 본즈의 기록 수립에 즈음해 “아무도 내 기록을 세계 1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선히 시인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홈런의 가치를 둘러싼 왕정치 자신의 이같은 언급은 논란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왕정치는 아울러 “본즈는 볼을 바짝 끌어당겨놓고 치는 파워가 있기 때문에 배트를 짧게 쥐고서도 어디로든지 쳐낼 수 있다. 앞으로 2년 정도 더 한다면 800홈런은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본즈의 기술을 칭찬했다. 한편 왕정치는 본즈와 같은 날 세계 최연소 500홈런 기록을 세운 알렉스 로드리게스(32. 뉴욕 양키스)에 대해서도 “나이로 봐서 로드리게스는 본즈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