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본 도쿠시마에서 막을 내린 제24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서 3위를 차지한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베이징 올림픽 직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지만 최종예선 진출에 턱걸이, 마지막 여지를 남겨두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2위 레바논과 함께 아시아 대표로 내년 7월 열리는 패자부활전 형식의 올림픽 세계예선에 참가하게 됐다. 세계예선에는 아메리카 대륙 3개국, 유럽 4개국, 아프리카 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총 12개 국가들이 참여하게 되고 총 3장의 티켓이 걸려있다. 아직 참가국들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 보다 올림픽의 출전국이 적은 관계로 최종예선은 준 세계선수권이라 해도 될 정도로 수준 높은 팀들이 나오게 된다. 한국은 지난 1998년 세계선수권 이후 한 번도 공식 세계 대회에 나서지 못하며 아시아권에서도 중국과 이란 시리아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에 밀리면서 2류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기존의 김주성과 함께 하승진 김민수 이동준 등이 버티는 골밑은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또 방성윤과 이규섭 등 전문 슈터들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만약 100% 전력을 갖추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플레이오프에서 올림픽행 티켓을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지만 이를 통해 그동안 간접적으로만 가늠할 수 있었던 세계의 벽에 직접 부딪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만큼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야 한다. 한편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최부영 감독은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됐다. 하승진의 환골탈태와 김승현-양동근 등으로 이어지는 투가드 시스템 등을 준비한 최 감독은 성과를 인정받았지만 전술적인 부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만약 내년 플레이오프에 나가려면 좀 더 체계적으로 팀의 전술을 완성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도 최근 해외파 감독들을 전임 감독으로 임명하며 전력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고려해 볼 만하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공식 타이틀이 걸린 세계 대회에 선을 보이지 못했던 한국농구는 올림픽 티켓을 따내든 못따내든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어떻게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한국 농구가 나가야 할 길을 점쳐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10bird@osen.co.kr 지난해 서울서 열린 월드배스킷볼 챌린지 대회 한국-리투아니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