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번은 했을 걸요". 장마철 들어 LG 트윈스 프런트는 비만 오면 비상이 걸린다. 정장 차림의 프런트 직원들이 걸레를 들고 외야석에 집합해야 한다. 빗물에 젖은 외야석을 닦기 위해서다. 여기엔 김연중 LG 단장까지도 예외가 아니다. 단장이 팔을 걷고 나서니 나머지 프런트는 말할 나위도 없다. 조연상 LG 홍보팀 팀장에 따르면 "벌써 3번은 했다"고 한다. LG 프런트가 경기 전 비만 오면 걸레 들고 외야로 '출동'하게 된 경위는 김영수 LG 사장의 '특명' 때문이다. 김 사장은 "비가 와도 내야석 의자는 접어 놓으니까 괜찮다. 그러나 (접어지지 않는) 외야석의 홈 팬들은 빗물에 젖은 의자에 앉아서 LG 경기를 보게 된다. 그러니 프런트가 경기 전 먼저 가서 물기를 닦아 놓으라"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경기 전 LG 프런트의 연장이 걸레라면 경기 중엔 스펀지로 바뀐다. 지난 4일 두산과의 홈경기 때 경기 도중 폭우로 강우 콜드게임 가능성이 커지자 LG 프런트는 스펀지를 들고 필드로 뛰어들었다. 더이상 비가 내리지 않은 데다 필사적으로 내야의 물을 뺀 LG 프런트의 노력이 더해져 경기는 속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LG 선수단은 1-4에서 4-4 동점까지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일까지 LG는 홈 총 관중 68만 9943명을 모았다. LG는 7일부터 SK와 홈 3연전을 갖는데 평균관중 데이터(경기당 1만 4999명)나 경기의 비중을 고려할 때, 날씨만 도와준다면 무난하게 70만 관중을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지난 시즌 총 관중(71만 8635명) 조기 돌파도 가능한 추세다. 총 관중 60만을 갓 넘은 두산-롯데를 제치고 LG가 2년 만에 최고 인기구단의 지위를 되찾을 것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걸레와 스펀지를 손에 든 LG 프런트는 올 시즌 LG의 캐치프레이즈인 '변화와 도전'이 비단 선수단만의 화두가 아니었단 걸 입증하고 있다. sgoi@osen.co.kr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와 현대 유니콘스의 경기 직전 내린 소나기로 관중석이 물에 고이자 LG 직원들이 직접 나서 의자에 고인 물을 닦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