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李'의 전쟁이다. 이현곤(27, KIA 내야수)-이대호(25, 롯데 1루수)-이숭용(36, 현대 1루수)이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1인 독주 행진이 아닌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숨막히는 반전의 연속. 타율 1위 이현곤의 활약은 가히 눈부시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2할5푼8리에 불과했던 이현곤은 6일 현재 타율 3할4푼6리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타율 뿐만 아니라 124안타를 때려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올 시즌 붙박이 3루수로 낙점된 이현곤은 꾸준한 경기 출장을 통해 선구안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등 타격감이 좋아졌다는 평가. 부드러운 타격 폼과 손목 힘이 좋고 타구 방향이 고루 분포된다는 것이 이현곤의 장점. 이용규-김종국의 테이블 세터와 장성호-최희섭의 중심 타선의 덕도 한 몫 하고 있다. 지난해 타격왕(타율 3할3푼6리)을 거머쥔 이대호는 타율 3할3푼8리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어깨 부상 등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경우도 있었으나 타격왕 2연패를 향한 의지는 강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 5경기에서 타율 2할로 다소 부진하다는 것. 또한 상대 투수의 심한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타율 3할3푼6리를 기록 중인 '캡틴' 이숭용은 데뷔 첫 타격왕을 꿈꾼다. 시즌 초반 4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선두 행진을 질주했지만 허벅지 근육 파열로 6월 한 달간 전력에서 이탈하는 사이 이현곤-이대호의 추격으로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지난 1994년 태평양(현대의 전신) 입단 후 14년 동안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숭용은 이번 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타격왕을 향한 이들의 도전에 한 여름의 녹색 그라운드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what@osen.co.kr 이현곤-이대호-이숭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