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이 무겁다. 방망이에도 힘이 없다. 2007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연일 강행군으로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복더위에 더욱 지치면서 경기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안타를 많이 쳐도 집중력이 떨어져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져 헤매는 팀들이 속출하고 있다. 덩달아 경기 시간만 늘어지면서 심심치 않게 연장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전반적인 현상으로 8개 구단 전선수들이 비슷하게 지쳐가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연장 승부가 많아진 반면 우천 연기는 적다. 선수들이 지칠 만도 하다. 올 시즌 현재 연장전은 40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번보다 무려 13번이나 많다. 그만큼 선수들의 피를 말리는 치열한 승부가 많았던 것이다. 또 우천 연기는 올해 42경기로 지난해 79경기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마른 장마에 오전에만 비가 왔다가 오후에는 개는 날이 많아 우천 연기된 경기가 적었다. 예년에는 장마철에는 우천 연기로 쉬는 시간이 꽤 됐으나 올해는 연일 강행군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다. 방망이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 연장전이 많아진 데다 우천 연기가 예년보다 적은 탓에 휴식 시간이 적은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며 "비라도 와서 쉴 수 있기를 바라는 선수들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우천 연기가 적어서 좋은 경우도 있다. 올 시즌 우천 연기 없이 강행군한 덕분에 정규 시즌을 일찌감치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포스트시즌도 10월 중순이면 끝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12월 1일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예선(대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많아진다. 대표팀으로선 현재 페넌트레이스가 잘 소화되고 있는 점이 나쁠 게 없는 것이다. 수준높은 야구를 위해 우천 연기를 은근히 바라며 휴식으로 재충전을 원하는 것이 현재 선수들의 솔직한 바람이다. 7일에는 4경기가 모두 우천으로 취소돼 선수들은 '보약보다도 더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sun@osen.co.kr 연장 12회 무승부를 기록한 지난 5월 12일 삼성-두산의 잠실 경기 종료 직전 전광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