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국가대표 불가' ML 이중잣대에 한국 '울상'
OSEN 기자
발행 2007.08.08 08: 52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출신으로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메이저리거는 오는 12월초 대만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예선에 출전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한국 출신 빅리거들의 대표팀 합류 승인을 요청하고 돌아온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8월 1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시즌 종료 후에도 각국 국가대표로 활동할 수 없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들어 대만전 필승카드로 예상됐던 김병현(2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올림픽 예선 참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우완 마쓰자카(보스턴), 대만은 왕젠밍(뉴욕 양키스) 등도 25인 로스터에 등록될 것으로 보여 올림픽 예선 출전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 출신 빅리거 중 8월 15일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선수는 김병현뿐일 전망이다. 현재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는 박찬호(휴스턴) 서재응 류제국(이상 탬파베이) 추신수(클리블랜드) 등은 8월 15일 25인 로스터 등록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이같은 조치는 ‘이중잣대’로 비난 받을 만하다. 특히 시즌 중에도 국가대표팀 경기 출전(A매치)을 보장하고 있는 각국 프로축구리그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자국 내 리그 및 선수 보호’를 명분으로 시즌 종료 후임에도 소속 선수가 각국의 대표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막고 있지만 메이저리그가 이전에 보였던 태도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주도하면서 부상 위험에도 빅리거들을 각국 대표로 출전토록 허용했다. 사상 최초의 야구 월드컵인 WBC는 메이저리그가 축구처럼 세계화를 위해 주도한 대회다. 각국의 시즌 개막직전에 대회가 열려 부상 위험이 높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대회 성공을 위해 빅리거들이 출신 국가의 대표로 출전하도록 허용하고 독려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뿐만 아니라 구단들도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한국 출신 선수들은 군복무를 마쳐야 한다는 점을 스카우트할 때부터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군미필자 소속 선수가 있을 때는 군복무 혜택이 주어지는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1998년 시즌 종료 후인 12월에 열렸던 방콕 아시안게임에 당시 빅리그에서 펄펄 날던 박찬호(당시 LA 다저스)의 출전을 막지 않았다. 덕분에 박찬호는 한국이 일본,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이 되며 병역특례혜택을 받아 군복무를 해결했다. 또 최희섭과 봉중근이 시카고 컵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고 있을 때인 2003년에도 소속 구단들은 둘이 한국 대표팀에 뽑히기만 하면 경기 출전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시 소속 구단들은 둘의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일본 삿포로)에 대표선수로 선발되기를 기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도 필요할 때만 빅리거를 찾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이중적인 태도도 비난받을 일이다. 더욱이 ‘야구의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올림픽 출전을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메이저리그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야구가 이번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에서 퇴출될 예정임에도 메이저리그는 자국 내 리그 보호에만 연연하고 있다. 또 시즌 중도 아닌 시즌 종료 후에 열리는 대표팀 경기에 선수 출전을 막는 일은 그동안 보여줬던 태도와도 다른 것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원칙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대변기구인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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