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이 경성공포극 ‘기담’(정가형제, 영화사 도로시 제작)에서 멜로-공포-눈물 등 3색 매력을 한껏 과시했다. ‘기담’은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에서 일어났던 기이한 일들을 그린 공포영화. 김보경은 남편 김동원(김태우 분)의 한없는 사랑을 받는 여인이자 섬뜩한 비밀을 간직한 김인영 역을 맡았다. 김보경의 첫 번째 매력은 멜로. 극 중 김동원과 김인영은 서로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부부다. 남편은 아내에게 그림자가 없어도 매일 밤 의문의 악몽 속에 등장해도 평생 사랑할 것을 다짐하고, 아내는 “당신과 함께 라면 저승이라도 좋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다. 때문에 김보경은 촬영장에서 김태우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진짜 연인을 대하듯 살가운 연기를 펼쳤다. 김보경의 두 번째 매력은 섬뜩한 공포다. 위험에 처하거나 도망만 다니는 여주인공이 아니라 이야기의 주체가 돼 관객들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비명이나 싸늘한 눈빛 대신 파리하고 무표정함 속에서 묻어나는 서늘함이 보는 이를 오싹하게 만든다. 앞으로 벌어질 사건의 전조를 예고하는 섬뜩한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감을 느끼게 만든다. 김보경의 세 번째 매력은 눈물연기다. ‘기담’은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슬픔이 묻어나는 영화다. 극 중 인영은 더 이상 연인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쓸쓸하구나”라는 대사와 함께 눈물을 흘린다. 촬영 당시 김보경은 정말 사랑하는 남편이 환상이 돼 나타나는 장면에서 스스로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인영에게 감정이입이 돼 있었고, 그 감정은 그대로 스크린에 반영된다. 김보경의 3가지 매력이 발현된 ‘기담’은 1일 개봉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