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2008 올림픽 야구 지역예선에 전력 투구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으나 정면 돌파를 선언하고 나섰다.
KBO는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방문해 한국인 빅리거들의 올림픽 예선전 출전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8월 15일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출전시킬 수 없다'는 방침을 전해 한국 대표팀의 주축 투수로 선발이 유력시 됐던 김병현(2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현재로서는 김병현이 한국인 빅리거들 중에서 유일하게 8월 15일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김병현의 대표팀 선발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으나 KBO는 선수 본인과 소속팀을 설득해 대표로 선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KBO의 한 고위관계자는 8일 OSEN과 통화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방침보다는 선수와 소속팀의 뜻이 더 중요한 걸로 알고 있다. 더욱이 김병현은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게 돼 있어 대회 개막 이전에 소속팀이 결정될지도 미지수다. 김병현 측에 대표팀 합류를 적극 설명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는 당시 빅리거였던 박찬호가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로 병역특례혜택을 받는 등 군미필자들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협조에 나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원칙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도 군미필자 소속선수가 빅리거에 있었다면 비협조적으로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인 김병현을 합류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며 김병현 측 설득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KBO가 김병현을 대표팀에 선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병현의 의지가 필요하다. 또 논란이 될 수 있으므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소속팀과도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언더핸드 투수에게 약세를 보인 홈팀 대만전에 겨냥해 최고의 카드로 꼽히고 있는 김병현이 과연 국가대표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 대표팀은 홈팀 대만을 비롯해 아시아 최강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일본 등과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는 이번 예선전에서는 우승을 차지해야만 올림픽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예선전에서 2, 3위에 그치면 내년 3월 역시 대만에서 열리는 각 대륙별 예선탈락 국가들과 함께 최종예선을 치러 마지막 티켓을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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