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한국, 아시아 맹주라는 환상 버려야"
OSEN 기자
발행 2007.08.08 17: 16

'아시아 맹주라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오는 18일부터 홈에서 열리는 FIFA U-17 월드컵에 나서는 박경훈(46) 대표팀 감독이 파주 NF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감히 쓴소리를 했다. 바로 한국이 더이상 아시아의 맹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한국은 더이상 아시아의 맹주가 아니다. 내가 국가대표로 뛰던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은 아시아 맹주였지만 지금은 톱클래스 정도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박 감독이 이런 견해를 밝힌 것은 한국이 아시아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 한국은 월드컵에는 6회 연속 진출하고 2002 월드컵에서 4강의 위업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권 팀들간의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것도 지난 88년 대회 이후 없고 우승은 47년 동안 하지 못했다. 그동안 다른 아시아 팀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박 감독은 한국 축구의 실력이 정체된 원인에 대해 유소년 시기에 체계적이지 못한 훈련을 꼽았다. 그는 "이웃 일본만 보더라도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며 "지난 아시아 대회에 나갔을 때 우리 선수들은 학원 축구에 익숙한 반면 일본은 모두 유스클럽 출신으로 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고 밝혔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기술을 익힐 시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1~2학년까지인데 우리 유소년은 성적에 너무 치우쳐 개인 기술 연마를 등한시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여기에 박 감독은 "국내 몇몇 K리그 클럽들이 유스 시스템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아직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것은 아니다" 며 "이 팀들의 성적이 좋은 이유는 좋은 선수를 많이 스카웃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며 아직 국내 현실이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U-17 대표팀을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고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 팀을 운영해온 박경훈 감독의 쓴소리. 이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꼭 되새겨봐야 할 '충언' 임에 틀림없다. bbadagun@osen.co.k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