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M=잠실, 김영준 기자] "하늘의 아버지께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SK 선발 채병룡은 후반기 개막 직후인 7월 하순 부친상을 당했다. 그러나 채병룡은 삼우제를 치르지도 않고, 팀에 조기 합류했다. "야구 열심히 하는 것이 아버지께 효도하는 것"이란 어머니와 형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때문이었다. 그리고 채병룡은 8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후반기 첫 승이자 시즌 7승(6패)째를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SK는 3-0으로 영봉승, LG전 9승 3패의 절대 우세를 굳혔다. 승리 직후 채병룡은 "아버지의 삼우제를 치르지 못하고 올라온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아버지께 승리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던졌는데 오늘 드디어 아버님 영전에 바치는 첫 승을 거뒀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상당히 기뻐할 것이라 생각하고 스스로도 자랑스럽다. 오늘 경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버지께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4회 결승타 포함, 2안타-2타점을 기록한 최정은 "대구에서 끝내기 실책을 하고 나서 기가 죽을 뻔했는데 선배들의 격려를 받아서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최근 타격감은 보통인데 스트라이크를 친다는 마음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집중력을 배가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정은 4할 2푼 5리(전체 1위)에 달하는 득점권 타율 비결에 대해 "주자있는 상황에서 나만의 존을 형성하고 더 집중하니까 타율이 좋은 것 같다. 올 시즌 20홈런-100안타를 치고 싶은데 여름이 되니 체력이 떨어진 양상이다. 일단 힘을 빼고 안타 위주로 팀이 1위를 굳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선발 채병룡이 잘 던져줬고, 최정이 중요한 상황에서 잘 해줬다. 옥스프링은 상당히 까다롭게 봤는데 오늘은 제구력이 흔들려서 생각보다 쉽게 풀어갔다. 우천 순연 뒤 경기에서 4전 전패였는데 징크스 하나가 없어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반면 김재박 LG 감독은 "초반 찬스를 못 살린 것이 아쉽고 상대 선발 채병룡을 공략 못한 점이 패인이다"라고 짤막하게 평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