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정수근,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OSEN 기자
발행 2007.08.09 10: 12

'먹튀는 없다'. 거액의 몸값에 비해 부진한 모습으로 '미운 오리 새끼' 대접을 받던 심정수(32, 삼성 외야수)와 정수근(30, 롯데 외야수)이 백조로 거듭났다. 지난 2004년 11월 4년간 총액 60억 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심정수는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어깨와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 훈련에 매달려온 심정수는 후반부에 복귀, 26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4푼1리(85타수 12안타),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5할(26타수 1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부활을 예고했던 심정수는 시즌이 시작되자 2할대 초반의 타율에 그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심정수의 부활을 바라던 팬들도 그의 부진에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팬들의 비난 속에 그는 끝없는 추락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되자 그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2003년 이승엽과 불꽃튀는 홈런 레이스를 펼치던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 7월 한 달간 타율 3할1푼2리(77타수 24안타) 8홈런 22타점으로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연일 맹타를 과시한 심정수는 어느덧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심정수는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어 고심했던 롯데는 2003년 11월 4년 연속 도루왕(1998-2001년)을 차지한 정수근과 6년간 총액 40억 6000만 원에 계약했다.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쇼맨십까지 겸비한 정수근을 영입한 롯데는 팀의 4강 진출과 함께 분위기 쇄신에 한 몫을 할 것이라 큰 기대를 걸었다. 계약 첫 해인 2004년 타율 2할5푼7리(292타수 75안타)에 그쳤던 정수근은 트레이드 마크인 도루도 24개를 기록하는데 불과했다. 최근 3년 간 잔부상으로 인해 전경기를 소화해내지 못하며 실망감을 안겨 줬다. 야구장 안에서는 고개 숙인 플레이, 야구장 밖에서는 음주 사고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 직후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15일 가량 2군에서 몸 만들기에 주력했던 정수근은 상무 출신 이승화에게 톱타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7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정수근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날 동군 베스트 10에 선정된 정수근은 역전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별중의 별로 떠오르게 된 것. 손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승화를 대신해 톱타자로 나선 정수근은 7월 한 달간 타율 3할7푼(54타수 20안타) 2홈런 6타점 13득점 5도루로 맹타를 과시했다. 8일 현재 서머리그 타격 4위(타율 3할8푼9리) 도루 2위(5개)를 마크하며 후반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고개를 숙여야 했던 심정수와 정수근이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으며 잃어버린 미소와 함께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그들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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