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일이다. 팀전력은 강한 상대가 아니지만 이적 후 첫 등판서 만나면 꼬인다. 결코 둘에게는 만만하지가 않았다. 한국인 빅리거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이적 후 첫 대결상대가 되는 우연의 일치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승리보다는 난타를 당하며 부진한 악연이 깊게 인식되고 있다. 지난 4일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빅리그 데뷔팀이자 친정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4년만에 복귀한 김병현(28)이 이적 후 첫 등판인 9일 피츠버그전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병현은 홈구장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2⅓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4-4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김병현은 후속투수 에드가 곤잘레스가 추가 실점하면서 패전 위기에 몰렸으나 애리조나가 10-6 역전승을 올리면서 간신히 모면했다. 플로리다에서 이적 직전 호투하며 2연승을 달리던 김병현으로선 내심 3연승에 도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는 등 약체팀으로 만만한 상대이다. 하지만 한국인 빅리거들은 이상하게도 시즌 중에 팀을 옮긴 후 첫 등판서 피츠버그를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병현 이전에도 한국인 빅리거 맏형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34.휴스턴)가 2005년 이적 후 첫 등판서 피츠버그전에 만났다가 고전한 적이 있다. 2005년 7월말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전격 트레이드된 박찬호는 8월 4일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이적 후 첫 등판을 가졌다. 박찬호는 새로운 팀인 샌디에이고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여서 의욕적으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난타를 당했다. 4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8안타 3볼넷 1삼진으로 7실점하고 강판당했다. 그렇다고 김병현과 박찬호가 피츠버그와의 통산전적에서 크게 밀린 것도 아니다. 김병현은 피츠버그전에 2003년 선발 전환 이후 선발로 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방어율 3.38로 수준급 투구를 펼쳤다. 박찬호는 본격적으로 빅리그 선발로 뛰기 시작하던 1996년 5월 4일 피츠버그전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는 등 통산 피츠버그전서 4승 5패에 방어율 4.77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피츠버그는 유난히 한국인 빅리거들이 팀을 옮긴 후 처음으로 만나는 상대팀이 되고 있다. 김병현은 애리조나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시즌 중 이적했던 2003년에는 피츠버그전 선발 등판서 승리하는 추억도 있다. 당시 5월말 보스턴으로 옮긴 김병현은 6월 2일 토론토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을 던진 뒤 6월 4일에도 피츠버그를 상대로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을 가졌다. 그 때는 7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출발은 좋았던 셈이다. sun@osen.co.kr 작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을 때 박찬호와 김병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