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싸움의 키는 KIA와 롯데가 쥐고 있다.
4강 전쟁을 앞두고 보이지 않는 눈치경쟁이 시작됐다. 어느덧 8월 중순. 올 해의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에 진입했다. 선두 독주채비를 갖춘 SK를 제외하고 2위 두산, 3위 한화, 4위 삼성, 5위 LG 등 4개 팀은 4강싸움과 티켓의 종류를 가리는 순위경쟁까지 치러야 한다.
이럴 수록 하위권 팀과의 경기가 많이 남는 팀이 유리해진다. 아무래도 하위권팀들은 내년 시즌을 가정하는 팀 운영을 하기 때문. 젊고 유망한 신진급 선수들이 대거 등용한다. 완전한 전력이 아니어서 상위권 팀들의 승수 사냥이 보다 쉬워지게 된다.
이런 점에서 7위 롯데와 8위 KIA가 4강 싸움의 성패를 쥐고 있게 됐다. 6위 현대는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위 삼성에 5경기차로 밀려있어 어느 시점에서는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대를 제외하고 롯데와 KIA를 기준한다면 두산과 LG가 가장 많은 14경기씩 남겨 놓았다. 한화와 삼성은 각각 10경기와 9경기를 남겨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2위 굳히기와 5위로 밀려난 LG는 4강 입성을 노려봄직하다.
특히 두산은 현대와도 8경기를 남겨놓아 2위 굳히기 뿐만 아니라 1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잔여 32경기에서 6~8위 팀과 22경기를 벌이게 되는 유리한 상황이다.
물론 이것은 수치상의 문제일 뿐이다. 특정팀을 은근히 밀어주거나 아니면 고춧가루를 뿌리는 일을 감안해야 된다. 마음만 먹는다면 에이스의 등판일정을 슬쩍 바꾸거나 주전들의 투입과 교체 등으로 얼마든지 밀어줄 수 있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프로야구 출범 초창기에는 밀어주기가 노골적으로 이뤄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팬들의 눈들을 의식하는데다 각 팀 감독들은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 최대한 공정하게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팔이 안으로 굽는 일은 반드시 있다.
하위팀 감독들은 후반기 막판 4강 다툼의 변수가 되는 것이 반갑지 않은 일이다. 조금만 이상해도 이해관계에 얽힌 팀들은 격하고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 잘못하다간 불구대천의 원수를 만들게 된다. 롯데와 KIA가 올해는 야구를 못한 죄로 그 악역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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