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랑) 포스트시즌서 붙었으면 좋겠어. 강병철(롯데)도". 지난 10일 문학구장 SK 감독실. 한화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노란 선글라스'로 화제가 옮겨갔다. 가장 먼저 노란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착용했던 강병철 롯데 감독이 올스타전 때 만난 김 감독에게 "잘 보인다"라고 추천했고, 효험(?)을 체감한 김 감독은 대전 원정 중 김인식 한화 감독에게 이 선글라스를 전파한 것이다. 김인식 감독에게 선물할 노란 선글라스를 갑자기 마련하려 SK 프런트는 작은 소동을 겪기도 했었다. 어쨌든 뜻하지 않게 선글라스를 선물받은 김인식 감독은 나중에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 전화를 했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김인식 감독은 이 와중에도 그답게 "고맙긴 한데... 우리팀 만나면 3연승은 하지마"라고 촌철살인을 날렸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려준 김성근 감독은 웃으며 "한화하고 포스트시즌에서 붙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이어 "강병철도"라고 잊지 않고 덧붙였다. 한화-롯데와 '60대 감독 3파전'을 벌이고픈 애틋한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10일까지 한화는 4위이고, 롯데는 7위이다. 한화는 5위 LG의 추격을 받고 있고, 롯데는 한화에 5.5경기 뒤져 있다. 역설적이게도 두 팀은 올 시즌 유독 SK에 약했는데 이것이 가을 잔치 참가를 힘겹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김성근 감독이 사감(私感)을 경기에다 대입시킬 사람은 아니다. "아직 30경기 남았는데 아무도 몰라. 10경기 남겨두고 5경기차 1위여야 여유있는 것이지"란 말을 감안할 때, 한화와 롯데를 응원하지만 이길 수밖에 없다는 김 감독의 모순은 지속될 것 같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