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쳤나(?)'. 롯데 중견수 이인구(27)가 11일 잠실구장 두산전서 어설픈 수비로 중도에 교체되며 고개를 떨궈야했다. 이인구의 수비 실수는 2회말 수비부터 시작돼 3회까지 이어졌다. 이인구는 2회말 두산 선두타자 김동주의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빚맞는 타구를 쫓아왔다가 잡지를 못했다. 이 타구는 김동주가 거포여서 깊숙한 수비를 펼친 탓에 아깝지만 잡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이해가 됐다. 문제는 그 후였다. 다음타자 최준석도 빚맞은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무사 1, 2루가 된 뒤 후속 안경현의 중견수 약간 깊숙한 플라이가 나왔다. 이 타구에 2루주자 김동주는 언더베이스로 3루를 향해 달렸고 이인구는 곧바로 중계에 나선 2루수 박기혁에게 송구했다. 하지만 무리한 중계 플레이로 1루주자 최준석마저 2루까지 진출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덩치가 커서 발이 느린 두 주자들을 플라이볼에 한 베이스씩 진루시켜주고 말았다. 결국 어설픈 수비가 잇달으면서 1사 2, 3루에서 이대수의 희생플라이에 한 점을 헌납했다. 정상적인 수비만 펼쳤어도 안줘도 될 점수를 준 셈이었다. 2회 수비 실수에 고민이 큰 탓이었을까. 이인구는 3회말 수비에 들어가서도 결정적인 실수를 연발했다. 두산 선두타자 민병헌의 우중간 타구를 쫓아간 이인구는 막판에 우익수(김주찬)에게 미뤘다가 2루타를 만들어줬다. 자신이 잡겠다는 사인을 계속 보냈다가 막판에 포기하면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이 후 다음타자 이종욱의 유격수 옆을 스치고 빠진 중전안타때 홈으로 대시하는 2루주자 민병헌을 잡기 위해 무리하게 홈으로 송구했으나 옆으로 빠졌다. 민병헌은 가볍게 홈인했고 그 사이 타자주자 이종욱은 2루에 안착했다. 이인구가 계속 수비에서 실수를 범하자 롯데 벤치는 결국 수비 도중에 최만호로 교체했다. 외야수 중에 수비범위가 가장 넓은 중견수 자리를 한 번 꼬인 이인구에게 계속 맡겨둘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근 경기서 2번타자로 정수근과 함께 테이블 세터로 활약이 좋았던 이인구는 어설픈 수비로 인해 초장에 교체돼 제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설픈 수비 4개가 나왔지만 실책으로는 한 개도 기록되지 않은 보이지 않는 실수들이었다. 롯데는 수비진의 잇단 보이지 않는 실수로 2회 1점, 3회 2점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야 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