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잘나가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아기곰’ 임태훈(19)의 등장을 들 수 있다. 고졸 신인 우완 임태훈이 불펜진에서 맹활약, 마무리 정재훈과 함께 ‘이기는 승리 방정식’을 이루고 있기에 두산이 현재 2위로 호성적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선발 투수가 7이닝 안팎을 소화하고 뒤를 불펜진이 책임지는 투수 분업시스템에서 불펜의 핵은 팀승리와 직결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임태훈의 가치가 돋보이는 것이다. 임태훈은 46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1세이브 12홀드에 방어율 2.29로 호성적을 내고 있다. 임태훈의 존재를 부러워하던 서울 라이벌 LG도 요즘 새로운 ‘마당쇠’의 출현으로 든든해하고 있다. 주인공은 프로5년차의 우완 정통파 투수인 정재복(26)이다. 올 시즌 정재복은 LG 불펜에서 ‘마당쇠’로 활약이 크다. 롱릴리프는 물론 이기는 게임의 셋업맨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로도 뛰었으나 최근에는 붙박이 셋업맨으로 마무리 우규민과 함께 ‘승리 방정식’이 되고 있다. 지난 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활약하며 7승을 올리기도 했던 정재복으로선 올 시즌 새로운 변신인 셈이다. 정재복의 미들맨으로서 활약은 최근 돋보인다. 전반기 막판인 7월 8일 한화전부터 8월 1일 삼성전서 2⅓이닝 1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할 때까지 무려 18⅓이닝 무실점행진을 펼쳤다. 그 사이 1세이브 1홀드를 기록. 지난 4일 두산전서 1⅔이닝 1실점으로 패전이 되기는 했지만 이후 KIA전 2차례 등판서 알토란같은 투구로 팀승리에 기여했다. 10일 KIA전서 마지막 투수로 나와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7-2)를 지킨데 이어 11일 KIA전서는 막판 접전을 벌일 때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9-7) 투수가 됐다. 덕분에 서머리그에서 방어율 0.76의 짠물 투구로 이 부문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정재복은 현재 4승 3패 1세이브 2홀드에 방어율 4.26이 말해주듯 피안타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벗어난다. 정재복은 ‘안타를 많이 맞는다’는 말에 “투수가 어떻게 안타를 안맞을 수가 있습니까. 연타를 맞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죠”라며 “이제는 불펜요원으로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서 제몫을 못해주고 불안할 때 중간계투로 전환시킨 김재박 감독은 “초장에 2군에 내려보낼만 하면 잘해서 버티더니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며 정재복의 변신을 반가워하고 있다. LG가 4위 한화에 반게임차로 따라붙으며 포스트시즌 4강 티켓을 노리고 있을 수 있었던 데에는 ‘정재복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정재복의 놀라운 마당쇠 활약에 웃는 LG 구단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