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미들스브러와 블랙번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경기가 끝나고 중계를 했던 MBC-ESPN은 색다른 에필로그를 선보였다. 보통 경기 하이라이트와 함께 비트강한 록음악을 배경으로 깔아주었으나 이날만큼은 오페라곡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것이다. 새벽 시간대에 그것도 이동국도 10분 남짓밖에 뛰지 못해 심기가 불편한 팬들이 많은 상황에서 신나지 않고 '장엄한' 오페라곡이 나온 것에 적잖이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외판원 생활에도 포기하지않고 오페라 가수의 꿈을 이룬 폴 포츠의 곡을 선택한 방송 제작진의 희망이 묻어난 선곡이었다. 지난 6월 영국 TV 스타 발굴 프로그램에서 멋진 오페라곡을 소화해내 오페라 스타가 된 폴 포츠의 모습을 이동국에게서도 보기를 원하는 마음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현재 이동국이 처한 상황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올 시즌 비두카가 팀을 떠났지만 제레미 알리아디에르와 산리 툰카이가 영입됐기 때문이다. 알리아디에르는 빠른 스피드와 발재간을 보여주었다.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툰카이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홈팬들을 사로잡았다. 야쿠부는 건재했으며 팀이 현재 토튼햄의 미도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동국은 이날 경기에서 10여분 남짓 뛰며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국으로서는 팀이 지고있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일단 이동국으로서는 주위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꿈인 프리미어리그로 와서 지난 반시즌을 보낸 그에게 이제는 뭔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냐는 심리적 압박은 금물이다. 이동국은 아시안컵 출전으로 인해 팀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이룰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꿈을 이룬 폴 포츠의 모습처럼 이동국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날 그 날을 기대해본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