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추가 시간도 예정된 4분이 넘은 상황. 주심은 아크 서클 정면에서 맨유의 프리킥을 선언했고 레딩 선수들은 벽을 쌓았다. 이 상황에서 가장 긴장하면서도 자신있었던 선수는 바로 레하네만은 딩의 마커스 하네만 골키퍼였다. 그는 약 25미터 정도 앞에 서서 킥을 준비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지켜보며 방어를 준비했다. 호나우두는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그 순간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고 레딩 선수들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이중에서도 가장 크게 웃는 이는 바로 마커스 하네만이었다. 하네만은 13일 0시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와 다름없는 0-0 무승부를 선사했다. 당초 하네만 골키퍼는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하네만은 지난 시즌 블랙번 로버스와의 경기에서 손뼈 3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재활에만 전념했다. 여름 내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지난 4일 울버햄튼과의 친선 경기에서 전반을 소화하며 부활을 예고했고 결국 개막전에 나서게 됐다. 하네만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믿기 어려운 선방을 거듭했다. 그의 선방은 후반들어 빛났다. 후반 17분 호나우두와 긱스로 연결되는 패스를 받은 존 오셰이가 슈팅했으나 하네만의 선방에 막혔다. 29분에도 또 다른 선방을 보인 그는 1분 후 코너킥 상황에서 펀칭 미스 후 다시 몸을 날려 막아내는 선방을 펼쳤다. 또한 호나우두의 프리킥과 스콜스의 헤딩슛을 막아내며 빛나는 선방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이같은 모습에 각종 매체들도 후한 평가를 내렸다. 스카이스포츠는 하네만에게 '대단한 플레이(Brilliant performance)'라는 평가와 함께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매겼다. CNN은 "맨유와 0-0으로 비긴 레딩의 가장 빛난 별은 하네만이었다" 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상으로 이겨내고 눈부신 선방으로 승리 못지 않은 무승부를 이끌어낸 하네만. 과연 그가 레딩의 2년차 징크스를 타파할 수호신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