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1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삼성 하우젠 K리그 15라운드 경기가 득점없이 끝난 뒤 전북의 권집(23)은 인터뷰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기 때문에 경기를 풀어 가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이 최근 대전 시티즌의 새 사령탑에 오른 것과 관련된 질문에 권집은 "뭐... 가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현재 전북에서 공수에 걸쳐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가 대전으로 옮길 일은 없겠지만 권집이 이렇게 농담삼아서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때문이다. 권집은 동북고 시절이던 지난 2000년 U-16 대표팀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독일 FC 쾰른으로 진출했다. 이후 19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지난 2003년 수원 삼성에 입단했다. 당시 그를 영입한 수원의 사령탑이 김호 감독이라 두 사람은 남다른 인연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김호 감독은 당시 어린 권집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고 그를 아끼며 키워왔던 것. 이를 지근 거리에서 지켜본 최강희 감독 역시 전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권집을 데려왔고 현재 권집은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김호, 최강희 두 지도자가 높이 평가하는 권집은 어느새 전북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공수의 조율 역할을 하고 있는 그에 대해 최강희 감독도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감독은 이날 경기 후 "권집과 정종관 등이 너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팀이 살아나고 있다. 특히 권집은 공수에 걸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살림꾼이다"며 많은 칭찬을 거듭했다. 지난 시즌 염기훈이라는 스타 탄생과 함께 아시아 챔피언 자리에 오른 전북이 이번 시즌 권집을 지렛대로 삼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지난 12일 울산전서 몸을 날리며 볼을 다투고 있는 권집(오른쪽)=전북 현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