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스타가 탄생하면 무대 뒤로 밀리는 조연도 생기는 법.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익수 후안 엔카나시온(31)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인 엔카나시온은 요즘 '심통'이 나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화제의 인물' 릭 앤킬(28)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빅리그 승격 뒤 첫 선발 출장한 앤킬은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 엔카나시온의 이름이 빠졌다. 앤킬은 13일 LA 다저스전까지 타율 3할7푼5리 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토니 라루사 감독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엔카나시온의 플레이 스타일을 비판한 이유도 있다. 라루사는 와 인터뷰에서 "좀 더 경기력을 높여야 한다"며 대놓고 충고했다. 플레이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얘기를 돌려서 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후보로 전락한 데 심기가 불편해진 엔카나시온은 신문을 보고는 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13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신문에서 그 얘기를 봤다. 내부에서 해야 할 얘기는 내부에서 해야 한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이런 경우를 당하면 화가 나기 마련"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엔카나시온은 오른 어깨 검사를 위해 14일 MRI 촬영을 할 계획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엔카나시온의 몸상태이 좋지 않아 14일 다저스전에 기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저스 선발은 마크 헨드릭슨이었지만 좌타자인 앤킬이 변함없이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엔카나시온은 자신의 몸상태는 이상이 없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전에서 밀린 데다 감독으로부터 '한방' 먹은 엔카나시온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지난해 3년 1500만 달러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타율 2할9푼 7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겨울 받은 손몰 수술 탓에 5월 중순 복귀한 영향이 크지만 지난해 성적(0.278 19홈런 79타점)에 비해 성적이 처진다. 이러 저러한 정황을 감안하면 엔카나시온이 당분간 선발 출장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앤킬이라는 '뉴스의 인물'이 뛰어난 활약을 계속해서 펼쳐주는 데 그를 뺄 이유가 구단으로선 없다. 엔카나시온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좀 알고 싶다"며 "나는 이전까지 경기에 뛰어왔다"고 하소연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