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와 카를로스 삼브라노(시카고 컵스). 26살 동갑내기인 이들 중 누가 더 뛰어난 투수일까. 2007년 현재만 놓고 본다면 단연 피비다. 12승 5패 방어율 2.21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바라보는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14승8패 방어율 3.69인 삼브라노도 절대 떨어지는 편은 아니지만 피비와 비교하면 한 수 아래다. 14일(한국시간) 에 따르면 신시내티 레즈의 내야수 하비에르 발렌틴은 "피비는 컨트롤이 더 좋은 삼브라노"라는 말로 이들의 차이를 명쾌하게 풀이했다. 157⅔이닝 동안 볼넷 44개만을 허용한 피비는 때때로 제구력 난조를 겪는 삼브라노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다. 삼브라노의 볼넷수는 75개(161이닝)다. 하지만 몸값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올 시즌 뒤 FA로 풀리는 삼브라노가 올해만 1240만 달러를 받는 반면 피비는 고작 475만 달러에 불과하다. 올 겨울 삼브라노는 '대박'을 예감하고 있지만 피비가 크게 '한 건' 하려면 201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는 샌디에이고 구단의 '선견지명'이 큰 몫을 했다. 샌디에이고는 피비가 지난 2004년 내셔널리그 방어율왕에 오르자 곧바로 4년 다년 계약을 제시해 사인을 얻어냈다. 당시 조건은 4년에 1500만 달러. 빅리그 4년차 투수로는 거액이지만 시간이 지난 요즘 되돌아보면 '헐값'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계약으로 피비는 내년 600만 달러만 손에 쥐게 된다. 2009년에는 800만 달러짜리 옵션이 걸려 있는데 이변이 없는한 구단은 이를 행사할 전망이다. 계약기간 중 사이영상을 받을 경우 옵션 금액은 1100만 달러로 늘어나게 되지만 이 역시 삼브라노의 올해 연봉보다 적다. 삼브라노는 이번 겨울 최소 4년 이상 다년 계약에 연평균 1300∼1500만 달러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구단이 간판 스타의 장래성을 확실히 파악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경우 결국 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1년 계약을 고집하다 연봉중재에서 선수측에 패하고 FA시장에서 '큰 손'에게 팀의 자산을 빼앗기는 몇몇 구단과 크게 비교된다. 실제 일부 에이전트들은 피비를 미리 묶어둔 덕에 샌디에이고가 얻은 금전적 이득이 1000만∼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3년연속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데다 리그 최고 에이스를 헐값에 쓸 수 있는 여유까지. 케빈 타워스 단장은 이래저래 즐겁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