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졌을거에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뇌제' 윤용태(19, 한빛)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새벽까지 MSL 오프닝을 촬영하고 오후 경기로 피곤할법도 하지만 난적 전상욱을 물리친 기쁨은 말할 나위 없었다. 송병구, 오영종, 전상욱, 김택용, 염보성 등은 윤용태의 절친한 선후배 동료들. 이런 강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기량을 자랑하는 윤용태이지만 친한 선수일수록 약하다라는 징크스때문에 그동안 아무도 모르는 가슴 앓이를 해왔다. 14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WCG 2007 한국대표 선발전' 16강전 전상욱을 2-1로 누르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쥔 그는 "그 동안 친한 선수들에게 너무 많이 졌다. 오죽하면 내가 답답할 지경이었다. (전)상욱이형과도 친해서 꼭 이기고 싶었다. 이겨서 기쁘다"라는 약간 색다른 소감을 밝혔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이긴 1경기를 이겼지만, 윤용태가 전상욱을 이기는 과정은 전혀 순탄치 않았다. 유리하던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한 2세트, 아슬아슬한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둔 3세트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띌 수 없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2세트서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다 이긴 경기를 내줘 마음이 좋지 않았다. 3세트서도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이겼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 병력을 잡고 상욱이형이 GG를 선언하는 것을 보고 이겼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마 마지막 세트에서 하이템플러의 스톰이 없었다면 상대 업그레이드가 좋아서 꼼짝없이 패했을 것이다." WCG에서는 처음으로 방송 경기에 나선 윤용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을 태세이다. 한국대표로 선발돼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싶다는 의욕을 밝혔다. "작년에는 WCG에서 예선에서 떨어져 올해 처음으로 WCG 방송경기에 나왔다. 기회가 된다면 꼭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미국 시애틀에 가고 싶다. 국가대표로서, 우리나라를 빛낼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실로 엄청나고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선수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