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김병현(2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이적 후 12일 만에 사실상 방출 통보를 받아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애리조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을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했다. 박찬호(34) 서재응(30)이 올해 각각 뉴욕 메츠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받은 것과 같은 조치다. 조건없는 방출(release)과는 다른 조치로 구단은 향후 10일간 김병현을 트레이드하거나 마이너리그 강등을 선택할 수 있다. 김병현이 마이너리그행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는 FA로 풀린다. 이로써 지난 4일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애리조나로 웨이버 공시를 통해 이적한 김병현은 친정팀 합류 뒤 채 보름이 되기도 전에 사실상 유니폼을 벗게 됐다. 애리조나가 김병현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의외로 여겨진다. 친정팀에 재합류한 김병현은 2차례 선발등판에서 합계 2⅔이닝 11피안타 9실점(7자책)했다. 특히 15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선 단 한 타자만 잡은 채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개인 선발등판 최소 이닝에 그쳤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보직 변경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퇴출'을 결정한 것은 다소 예상 밖이다. 밥 멜빈 감독이 전날 경기 뒤 "김병현의 불펜 강등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구단은 김병현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병현은 콜로라도, 플로리다, 애리조나에 이어 올 시즌 4번째로 뛸 팀을 알아봐야 할 상황에 몰렸다. 올해 250만 달러를 받는 김병현의 잔여 시즌 급여는 85만 달러.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새로운 구단이 그를 영입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김병현은 선발은 물론 불펜투수로도 뛸 수 있어 여전히 빅리그에서 활용도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2경기서 극도로 부진해 트레이드 성사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 트레이드가 무산되고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할 경우 남은 연봉은 포기해야 한다. 김병현은 올 시즌 19경기(선발 16경기)에 등판, 6승6패 방어율 5.23을 기록했다. 1999년 애리조나에 입단한 후 리그 최고 소방수로 명성을 떨친 그는 2003년 보스턴, 2005년 콜로라도에 이어 올해 5월 14일 호르헤 훌리오와의 맞트레이드로 플로리다로 이적했다. 플로리다에서 5승3패 방어율 4.16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린 그는 이달초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애리조나로 원대복귀했으나 단 2경기에 등판한 뒤 다시 새로운 구단을 물색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