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와 배두나, 공주병 신데렐라를 '깨다'
OSEN 기자
발행 2007.08.16 09: 24

백마 탄 왕자의 조건 3가지. 첫째 잘생겨야한다. 둘째 돈이 많아야한다. 그렇다면 셋째는? 백마 탄 왕자의 곁에는 신데렐라가 딱이다. 요즘 TV 드라마 속 현대판 신데렐라의 선두 주자는 윤은혜와 배두나다. 둘 다 백마 탄 왕자들의 열렬한 구애를 받고 있다. 신데렐라와 백마 탄 왕자의 사랑? 그 핵심은 신분(부)의 격차를 넘어선 '프리티 우먼'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의 사랑이다. 먼저 윤은혜. MBC 월화극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선머슴 같은 미소녀인지 아니면 왈가닥같은 미소년인지 모를 고은찬 역을 맡았다. 언뜻 보기에는 남자같지만 소녀 가장으로 자란 고은찬은 우유배달과 태권도 사범, 야식 배달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착실녀다. 그런 그녀에게 커피회사 사장집 외아들 최한결(공유)의 마음이 확 꽂혔다. 그녀를 남자로 오해하고 '내가 게이야 정신병야'를 죽어라 고민하면서도 사랑을 숨기지 않는다. 이렇듯 '커피프린스' 속 백마 탄 왕자와 신데렐라의 사랑은 은근히 동성애 향을 풍기며 전래 동화의 고리타분함을 쭉 뺐다. 그래서일까. 빠른 탬포의 트렌디 드라마 '커프'는 시청률 25%를 넘어서며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오히려 은찬이 여자로 밝혀지고 나서는 극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듯 했지만 부잣집 사모님 두 분이 못마땅한 아들 손주의 가난한 애인에게 마구잡이 공세를 퍼부으며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 다음 배두나. SBS 수목극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천방지축 둘째딸에 좌충우돌 회장님 여비서 정윤희로 나섰다. 홀어머니 아래서 공부 잘하고 겁나게 예쁜 언니 때문에 찬밥 대우로 컸던 그녀,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건설회사 모델하우스에서 온 몸을 던져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는 회장 비서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회장이 백마 탄 왕자? 당연히 그럴 리 없다. 회장이 갑자기 쓰러지고 젊고 잘생긴 외아들 유준석(박시후 분)이 돌아온다. 늘 그렇듯 황태자의 첫 자리는 기획팀장. 까칠하기 그지없던 회장 아들은 자신의 비서로 내려온 윤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15일 방송에서 윤희는 준석에게 자신의 꿈을 얘기했다. "줄리아 로버츠가 영화 '프리티 우먼에서 그랬던 것처럼, 백마 탄 왕자의 초대로 땡땡이 원피스를 입고 오페라를 구경하고 싶다"고. 다음날 준석은 오페라 로얄석을 전화로 예매하고 있었다. 이처럼 윤은혜와 배두나는 저마다 개성있는 신데렐라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잘생기고 돈많은 재벌집 아들들과 애정 전선을 만든다는 것 외에도 이 둘의 공통점은 공주풍 신데렐라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소주를 맥주마냥 벌컥벌컥 들이키고 마음에 안드는 남자들을 거침없이 까대는 두 여자의 중성적 모습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비치고 있다. 또 하나, 윤은혜는 매력남 공유와의 사랑 골인이 예상되지만 배두나는 까칠남 박시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주변의 유혹이 너무 많아 보인다. 결국 진짜 신데렐라는 누구일까를 판단하는 건 시청자의 몫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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