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SK전이 열리기 전 문학구장. 3루 원정 덕아웃 옆 의자 위에 놓여진 포수 미트가 돋보였다. 등번호로 보이는 27이라는 숫자와 함께 태극기가 새겨진 것. 대부분의 선수들이 글러브에 이름이나 등번호를 새기는 것과 비교하면 특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트의 주인은 현재윤. 태극기를 새겨 넣은 이유에 대해 묻자 현재윤은 "국내 최고의 포수가 되자는 마음에서 넣었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신일고-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02년에 삼성에 입단한 현재윤은 진갑용의 백업 포수로 활약하다 2004년 병역 비리에 연루돼 2년간 경산시청에서 공익 근무 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최근 팀에 합류해 15일 이정식의 허리 통증으로 예상보다 빨리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3년간 그라운드를 떠났던 현재윤은 복귀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맹훈련을 소화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과 절친한 사이로 유명한 오창훈 세진헬스 관장의 도움으로 3년새 몸짱이 된 것.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던가. 3년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현재윤의 각오가 비장하게 느껴진다. what@osen.co.kr
